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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초전도체 'LK-99' 에 회의론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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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 "모트 부도체일 가능성 높아"

한국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발견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의 검증결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연구진의 한 명인 김현탁 윌리엄앤메리 대학 교수가 공개한 영상. [사진=김현탁 교수 사이언스캐스트]
한국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발견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의 검증결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연구진의 한 명인 김현탁 윌리엄앤메리 대학 교수가 공개한 영상. [사진=김현탁 교수 사이언스캐스트]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에 대한 회의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22일 한국의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사전논문공개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org)에 'LK-99' 관련 논문을 공개한 이후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인도, 호주 등 해외 연구팀들이 논문에 공개된 제조방법에 따라 재현실험에 나서고 있지만 8월 5일 현재까지 이를 입증할 만한 실험결과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일본과 유럽 연구기관에서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재 검증을 진행중인 미국 아르곤연구소와 국내 대학들의 재현실험 결과에 따라 '세기적인 발명'이 될 지, 또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날 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권위있는 과학전문지인 네이처紙는 4일(현지시간) 학계의 LK-99 재현 성과가 미흡하다며 학계의 회의론을 소개했다.

네이처는 '온라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초전도체 LK-99, 하지만 재현 노력은 미흡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셜 미디어는 이 물질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하지만 이를 실험적, 이론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초기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고, 연구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어떤 연구도 이 물질이 초전도성을 지닌다는 직접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한국 연구진은 견해를 밝혀달라는 네이처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세계 연구실의 'LK-99' 재현실험을 취합해 전하고 있는 스페이스배틀(forums.spacebattles.com)에 따르면 5일 현재까지 재현실험을 완료했거나 진행중인 연구기관은 15곳에 이른다. 한국의 성균관대, 고려대, 서울대도 이 목록에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인도와 중국 두 개 팀은 LK-99를 합성했지만 초전도성을 지녔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중국 난징의 국립동남대 연구진은 외부 자기장에 반발하는 '마이스너 효과'가 없었고, 상온은 아니지만 영하 163도에서 저항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고 주장했다.

이론적으로 검증을 시도한 연구에서도 LK-99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의 시네이드 그리핀 박사가 'LK-99가 초전도체 특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는 DFT(범밀도함수이론)계산 결과를 발표하면서 잠시 낙관론이 퍼졌으나 이내 "내 보고서는 초전도성을 입증하거나 증거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인나 비식(Inna Vishik)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응축물질실험학자는 네이처에 "이런 '미확인 초전도 물체'(USO)는 매년 나온다"고 말했으며, 레슬리 스쿱(Leslie Schoop)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고체화학자는 "정확한 결정 구조를 확인하기 전에는 어떤 이론계산 결과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의 LK-99 검증위원회도 5일자 '1차 브리핑'에서 "8월 4일 현재까지 보고된 해외의 LK-99 관련 이론 및 실험 발표 중 아직 초전도성을 확증한 결과는 없다"고 전하면서 해외 연구진의 이론연구 결과만 보면 "모트(Mott) 부도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모트 부도체란, 전자들이 서로 강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부도체 상태를 말한다. 검증위는 이 결과가 중국 베이징 항공항천대학의 연구진이 아카이브에 보고한 실험 결과와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상온 상압 초전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명확한 이론은 없기 때문에 이론 연구 결과만으로 현재 LK-99에 대한 현상을 검증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연구진의 검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당초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증위는 "재현시료 제조에 필요한 황산납의 수급이 어려워(2주 이상) 최초 검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일이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자체 제작 시료에서 초전도 특성이 관측되지 않는 경우에도 퀀텀에너지에서 제작한 원래의 시료는 상온 상압 초전도일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서, 퀀텀에너지 측에서 시료를 받는대로 교차 측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한국 연구진은 상온과 상압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물질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논문을 지난달 22일 아카이브에 발표해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관련 전문가 30명으로 검증위를 꾸리고, 세 곳의 대학 연구팀을 통해 재현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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