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에 대한 여론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빽햄' 가격 논란 등 각종 구설수에 휘말린 탓이다.
백 대표가 유튜브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비판 여론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방송 등에서 노출된 백 대표 이미지와 배치되는 행보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크다. 백 대표 이름값을 활용한 홍보·소통 전략이 '양날의 칼'로 다가온 셈이다.
!['빽햄' 논란이 확산하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사진=백종원 유튜브 캡처]](https://image.inews24.com/v1/b8aa03be7f1267.jpg)
9일 식품·외식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주가는 연일 우하향하고 있다. 지난 3일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2만원대인 2만98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소폭 올라 3만원대 초반을 기록하다 7일 종가 기준(2만9900원) 다시 2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상장 첫날 기록한 역대 최고가(6만4500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러한 주가 약세는 최근 악화하고 있는 더본코리아 관련 여론과 무관하지 않다. 빽햄 논란이 대표적이다. 백 대표는 지난달 설 명절을 앞두고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더본코리아 온라인 쇼핑몰 더본몰에서 빽햄(200g) 9개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정가(5만1900원) 대비 45% 할인한 2만8500원에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할인된 가격조차 업계 1위 제품 '스팸' 등 경쟁사 제품 대비 비싸다는 점이 알려지며 논란이 시작됐다. 돼지고기 함량 역시 빽햄은 85.4%, 스팸은 91.3%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 더본코리아가 일부러 정가를 높게 책정해 할인 폭이 크게 보이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상술 논란'에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직접 출연해 "시장 후발주자로서 소량 생산이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45% 할인하면 세트당 1500원밖에 남지 않는다"며 "경쟁사 제품과 달리 빽햄에 쓰인 돼지고기는 100% 국산"이라고 해명했다. 돼지고기 함량에 대해선 "200g 기준 고기 함량 차이는 14g 정도다. 원가로 따지면 100원이 안 된다. 100원 아끼려고 고기 함량을 줄이겠느냐"고 했다.
백 대표의 해명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결국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실토한 것 아니냐", "빽햄을 사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그간 백 대표가 방송에 나와 밝혔던 자신의 소신과 배치된 모습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백 대표는 평소 방송 등에서 외식 자영업자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며 "맛은 기본이고, 가격이 비싸면 안 된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는데, 정작 본인 역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성공으로 승승장구하던 백 대표의 이미지에도 금이 가고 있다. 빽햄 해명 영상은 물론, 과거 콘텐츠까지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가령 더본코리아 가맹점을 점검하는 '내꺼내먹' 콘텐츠에 대한 의견이 과거엔 호평일색이었다면, 논란 이후 가맹점 관리에 실패한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식이다.
!['빽햄' 논란이 확산하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사진=백종원 유튜브 캡처]](https://image.inews24.com/v1/04a7b7793376f6.jpg)
업계에서는 백 대표가 직접 나서는 더본코리아 특유의 홍보·소통 전략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 대표의 높은 이름값은 더본코리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백 대표의 인지도와 호감도가 워낙 높은 덕에 더본코리아는 따로 광고모델도 쓰지 않는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백 대표의 존재감은 더본코리아의 가장 큰 약점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백 대표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큰 탓에 그의 평판 하락이 자칫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실 정가를 부풀린 뒤 할인을 적용해 저렴한 것처럼 포장하는 편법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절대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크게 논란이 되는 건 백 대표에 대한 신뢰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기만당했다고 느낀 것"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음식을 팔 것이라는, 소비자가 백 대표에게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 부분이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백 대표가 유튜브를 통해 다소 가볍게 사과한 점도 논란을 키웠다고 봤다. 그는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속도와 진정성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빠르게, 그리고 고객이 기대한 것보다 좀 더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며 "지금은 두 가지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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