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당국의 장기 고정금리 확대에 맞춰 선보인 10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이 판매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지난해 8월 13일 출시한 10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 실적은 1000억원에도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발행 한도는 2000억원이었다.
지난해 8월부터 전날까지 주택담보대출이 1조7283억원이 집행된 점을 고려하면 취급액은 10%에도 못 미친 것이다. 수요 부진 즉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은 셈이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이어서 연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2%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시점에서 4% 이상의 장기 고정금리를 선택할 유인 자체가 없는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 7일 기준 신한은행의 10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99%~5.30%다.
지난해 8월 신한은행은 이 상품 출시 배경으로 금융소비자의 선택권 강화와 금융당국의 민간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 공급 유도를 위한 커버드본드 활성화라고 설명했었다.
은행 자금부 출신의 한 관계자는 "커버드본드도 투자자들에 주기적으로 이자 비용을 지급하는 데, 비용만 나가고 이자수익이 들어오지 않아 역마진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유가증권으로 운용해 역마진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장기적으로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활성화하려면 금융당국이 발행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위해 발행한 커버드본드는 주거 안정 목적으로 발행된 '사회적 채권'으로 주택금융공사의 지급보증을 받아 금리를 낮췄다.
이런 이유로 유가증권을 제외하고 기업 대출이나 신용대출과 같은 다른 재원으로 운용할 수 없고 조기상환도 할 수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활성화하려면 커버드본드에 콜옵션 조건을 붙여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과 같이 조기 상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의 지급보증을 활용한 커버드본드를 발행하고 10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통해 고객의 선택권을 넓혔다"며 "앞으로도 정부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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