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포천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스타벅스를 다시 살려낸 하워드 슐츠를 비롯해 스티브 잡스, 마이클 델, 래리 페이지 등의 성공적인 복귀 사례가 빌 게이츠의 결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포천은 전망했다.
포천은 또 빌 게이츠 측근의 말을 인용, 빌 게이츠 본인도 복귀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약세 계속되면서 스티브 발머 입지 약화
빌 게이츠가 다시 경영 일선으로 복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포천에 따르면 올해 초 그린라이트 캐피털의 데이비드 투자자는 현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가 MS의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게이츠 복귀설에 힘을 실었다.
물론 게이츠는 공개적으론 MS 경영 일선 복귀에 대해 강한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 6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현재 나의 일터"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MS의 사정이 악화되면서 빌 게이츠가 다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포천이 전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MS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MS가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지난 1999년말 주가 수준은 60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2000년 1월 발머가 CEO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MS 주가는 50달러를 조금 웃돌았다.
이후 'IT 버블'이 본격화되면서 MS 주가는 25달러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2007년 말 한 때 35달러를 넘어선 것을 제외하면 25달러 선에서 머물렀다.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때는 2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MS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빌 게이츠 복귀' 여론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빌 게이츠 복귀 땐 주가 오를 것"
현 상황에서 빌 게이츠가 복귀할 경우 MS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또 구글, 애플 등 라이벌 기업들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S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포천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워싱턴대학 경영학과의 재라드 하포드 교수는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CEO를 교체할 경우 어떤 회사든 주가가 상승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최소한 1년 정도는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CLSA 아시아-퍼시픽 마켓의 에드 맥과이어는 스티브 발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을 꽤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의 MS 주가 하락에는 발머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창업자들은 자신의 비전을 좀 더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빌 게이츠 복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최근 구글 경영 일선에 복귀한 래리 페이지가 보여주는 모습에서 빌 게이츠 복귀론의 장점을 충분히 따져볼 수 있다는 것이다.
포천은 또 빌 게이츠가 복귀할 경우 MS의 메시지를 단순화하는 이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위기 탈출' 가능할까?
하지만 빌 게이츠가 복귀한다고 MS가 현재의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장담을 할 수는 없다고 포천은 진단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대학의 하포드 교수는 "애플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곁에 팀 쿡 같은 인물이 있었다"면서 "게이츠가 발머나 다른 인물을 자기 주변에 데리고 있을 지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빌 게이츠가 복귀할 경우 확실한 메시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 자체가 CEO 한 명이 타개해 나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장 윈도8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MS의 상황 자체가 녹록치는 않다는 것.
태블릿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는 윈도8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아마존, 애플, 구글의 태블릿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MS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 제 아무리 빌 게이츠라 하더라도 이런 과제를 쉽게 처리하긴 힘들 것이라고 포천은 전망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빌 게이츠가 전격 복귀 쪽으로 결심을 굳힐 수 있을까? 스티브 잡스가 떠난 IT 시장에 빌 게이츠가 복귀할 경우 '존재감' 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