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네오위즈, EA의 전진기지 혹은 테스트베드

1년여 전부터 그 가능성이 제기돼 왔던 EA와 네오위즈의 '피를 섞는' 제휴가 현실화됨에 따라 양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비디오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거인' EA가 이를 통해 온라인게임 시장 진출을 한층 더 구체화하고 네오위즈는 글로벌 전략에 '날개'를 달 수 있기 때문이다.

매력을 느끼는 투자 대상의 경우 '100%인수'를 주저하지 않는 EA의 투자마인드를 감안하면 양사의 제휴 성과 여하에 따라 장기적으로 인수합병 등의 '후속절차' 또한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 EA, 네오위즈 통해 아시아 시장 '전진기지' 구축하나

이번 제휴의 의미는 EA가 네오위즈를 통해 아시아 온라인게임 시장에 '전진기지'를 마련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는데 있다.

지난 2006년, '워해머온라인'을 개발중인 미씩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온라인게임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이번 투자를 통해 온라인 시장 진출을 한층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피파온라인'의 공동개발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피파온라인'은 지난해 5월 공개된 후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상용화 후 수익모델 발굴에 실패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양사는 향후 4종의 타이틀을 공동개발하며 가능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 "예상보다 소극적인 제휴"... 네오위즈는 테스트베드?

한편, 양사의 제휴가 예상보다 '미지근한' 형태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매력있는 대상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Eat All' EA가 최대지분을 확보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형태의 '대쉬'를 할 것이라는 관측 또한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 EA는 'C&C'를 개발한 웨스트우드를 비롯해 다이스, 크리테리온 등의 유력개발사를 인수했고 잼닷을 합병시켜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4종의 게임을 공동개발해 네오위즈가 그 중 '일단' 2종을 한국과 일본에서 퍼블리싱 하기로 한 것은 네오위즈의 '역량'에 대한 EA의 '판단'이 아직 채 서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박재석 연구원은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스포츠게임 시장의 파이가 크지 않다"고 전제한 후 "EA의 주력 타이틀이 스포츠게임인 것을 감안하면 양사의 공동개발 시너지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박 연구원은 "현재 수준 정도의 제휴가 이어진다면 이번 지분참여는 '협력'보다 '투자' 쪽에 중심을 둔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 매출 29억달러를 기록하는 EA에게 1천억원의 투자는 그리 큰 것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 제휴 성과, 네오위즈 '역량과 실적' 따라 행보 갈릴 듯

네오위즈는 양질의 라인업 구축 및 글로벌 역량 강화를 양대 과제로 삼고 있다. 현재로선 EA와의 제휴는 해외 진출을 돕는 '촉매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 '공식입장'이다.

일본을 비롯한 해외 사업 강화는 EA와 별개로 지속적으로 추진해 '갈길'을 간다는 것이다.

지분투자를 통해 '피'를 섞은 EA가 네오위즈가 '한살림'을 차리게 될지의 여부는 향후 진행할 공동개발과 네오위즈의 서비스 성과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또, 네오위즈가 그동안 공들여 구축한 자체 개발력과 게임 수급 '파이프 라인'의 실효성 또한 EA의 '저울질'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네오위즈가 역량을 입증한 국내 서비스보다 아직 채 기틀을 마련하지 못한 일본에서의 퍼블리싱 성과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양사의 관계는 계약연애 정도의 단계"라며 "이를 넘어서 동거 혹은 혼인 수준의 '관계'가 이뤄지기 위해선 양사의 제휴가 구체적인 실적과 성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