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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는 지금 '전기'와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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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데이터센터 기술 도입, 저전력 칩 개발도 활발

[김관용기자] '전기 절약이 경쟁력이다'

데이터센터가 전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조방식을 적용하는가 하면, 렉구조 변경, 장비 재배치 등 전력 감소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들이 전기 절약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선 이유는 비단 데이터센터의 운영 문제만이 아니라 전 국가적으로도 전력 공급이 큰 이슈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 해 9월15일에 발생한 전국 규모의 정전사태는 대표적인 이유. 전국적으로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가 발생하며 건물 엘리베이터는 멈춰섰고, 공장의 생산 라인은 돌아가지 않았다. 광주 전남 지역을 시작으로 서울 일부 지역과 부산, 인천, 경기, 충북 등 도시와 농촌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기가 끊겼다. 때늦은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한 탓에 한국전력이 강제로 전기를 차단한 것이다.

실제로 국가적으로 전력 수급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빈국에 속하지만, 지난 2010년 기준 석유 소비 세계 7위를 기록하는 에너지 다소비 국가다. 특히 생산 전력은 제한적이지만 가정 및 산업분야에서의 전력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국내 산업용 전력 판매량의 경우 지난 2009년 6월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이에 따라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 소비 절감 방안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1곳의 연간 전력사용량은 평균 4만MWh로 1천MW급 원전 1기가 2일 동안 계속 발전해야하는 용량이다. 이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데 드는 연간 전기료는 28억원에 달한다.

데이터센터가 전기세를 아끼고 전력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로 제시한 개념은 '그린 데이터센터'.

첨단 그린 데이터센터 기술을 도입한 해외 IT기업의 데이터센터들은 전력사용효율(PUE) 1을 달성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PUE(Power Usage Effectiveness)는 IT장비전력량을 총전력량으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음을 의미한다.

구글의 경우 컨테이너 박스에 서버와 스토리지를 넣는 모듈을 만들고, 외부의 찬 공기를 이용하는 외부순환냉각장치를 도입해 PUE 1.1을 달성했다. 페이스북 또한 미국 오레곤주 프라인빌에 설립한 데이터센터에 자체 개발한 고효율 전력공급 장치와 외부공기를 이용한 냉방장치 등을 설치해 PUE 1.07을 기록했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현주소는?

하지만 국내 데이터센터들은 이들 보다 에너지 효율이 낮은게 사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PUE 평균은 2.3으로 추산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주요 데이터센터들이 대부분에 과거에 만들어진 것들이어서 최근의 그린 데이터센터 건축 기술을 도입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데이터센터의 약 80%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송전 과정에서의 전력 손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국 전력수요의 43%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원자력, 석탄 등 대단위 기저발전단지는 중부와 남부 해안에 편재돼 있다. 지역간 수급 불균형과 적정 전압 유지의 문제 등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수도권 전력부하 밀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수도권 소재 데이터센터는 지식서비스산업 전기요금 특례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지식경제부의 안에 따라 수도권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은 기존 대비 약 3.5% 정도 인상됐다. 수도권 전력 부하를 해소하고 데이터센터의 그린화를 도모하겠다는 정책인 셈이다.

◆데이터센터 업계, '전기세를 잡아라'

데이터센터는 서버 및 스토리지 장비 자체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 외에도 항온·항습시설, 상황실 모니터링 장비,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발전기 등을 가동하기 위한 전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각 데이터센터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조방식을 적용하는가 하면, 렉구조 변경, 장비 재배치 등을 통해 전력비를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많이 도입하고 있는 전력비용 절감 방법은 집중공조방식이다. 이는 각 장비들의 발열부를 한쪽으로 모아놓고 이 부분만을 냉각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데이터센터 전체를 냉각하는 것보다 효율적이어서 냉각에 드는 전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최근에 만들어진 데이터센터들은 외기공조방식을 도입한다. 이는 차가운 바깥공기를 끌어와 데이터센터 내부에 공랭식으로 돌리는 방법으로 인위적으로 건물 자체에서 내외부 간 공기를 순환시켜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특히 가상화 및 클라우드도 전력비를 낮추는데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가상화·클라우드는 필요한 서버 수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열과 사용 전력을 줄이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서버는 100%를 활용하든 15%를 활용하든 가동 중에는 같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며 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가상화 및 클라우드를 활용한 서버 구성은 전력비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다.

LG CNS 관계자는 "서울 상암동에 구축한 데이터센터의 경우 지역난방공사가 제공하는 냉각수를 활용해 자체 전력 비용을 감소시키는가 하면, 여유 전력인 심야전기를 이용해 물을 얼렸다고 주간에 이를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는 방법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전력 서버 기술 속속 등장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감 니즈에 따라 전력을 적게 소비하면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컴퓨팅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주요 서버 제조 기업인 HP는 최근 맥 휘트먼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프로젝트 문샷'을 발표했다. 문샷은 저전력, 저발열 칩 제조 기술을 보유한 ARM과 손잡고 ARM프로세서가 탑재된 x86서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HP에 따르면 문샷은 칩당 소비전력이 1.5와트로, 시중에 판매중인 서버칩의 10분의 1 이하 수준이다. HP는 이 서버가 출시될 경우 데이터센터는 기존 서버를 채택했을 때보다 최대 89% 전력을 절감할 수 있고, 설치공간은 94%, 비용은 63%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칩 제조사인 인텔 또한 서버의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다. '인텔 터보 부스트 기술'은 필요에 따라 CPU 성능을 조절해 에너지 효율을 증대시키는 기술로, 과중한 작업 수행 시에는 컴퓨터 운영 속도(Clock speed)를 자동으로 올려 최대한 사용하고 가벼운 작업의 경우 자동으로 클록 속도를 떨어뜨려 저전력을 구현한다.

'인텔 인텔리전트 파워 기능'의 경우에는 지능적으로 서버 전력소모를 조절하는 기술로, 야간에는 작업량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 CPU가 자동으로 이러한 작업량 상태변화를 파악, 작업량이 많지 않을 경우 CPU, 메모리, 입출력장치(I/O)와 같은 부품의 전력소모를 최소화 시킨다.

인텔코리아 최원혁 이사는 "인텔은 CPU 공정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면서 CPU 자체의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CPU 성능은 해마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어, 노후화된 서버 15대가 할 수 있는 일을 새로운 서버 1대가 처리해 95%의 에너지를 절감시킨다"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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