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저녁 9시 서울 대학로의 어느 호프집.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은 대형 '프로젝션TV' 화면에서 방송된 우리나라와 시리아의 '2007 아시안컵 축구' 예선 B조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독일 월드컵을 앞둔 우리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주요 스포츠 중계사상 처음으로 케이블TV 엑스포츠를 비롯, 위성DMB와 주요 포털 등 이른바 뉴미디어에서만 중계 방송되면서 과연 시청자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 지 이목이 끌린 경기였다.
경기가 끝난 뒤 국민적 관심사인 축구 국가대표 경기를 특정 케이블 채널을 포함한 뉴미디어에서만 중계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지만 시리아전 중계만 놓고보면 국내 케이블TV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케이블TV 엑스포츠 채널을 통해 중계된 아시안컵 예선 시리아전의 시청률은 1천700만 케이블TV 가입자의 15.1%로 집계됐다.
1분 단위의 조사결과에서는 후반 종료 3분 22.1%를 기록하며 최고조를 보였다.
TNS 관계자는 "시리아전 경기는 지난 2005년 11월19일 MBC ESPN에서 중계한 'K-1 최홍만 출전경기' 시청률(10.4%)를 훌쩍 뛰어넘는 케이블TV 사상 최고의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1천70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할 경우 엑스포츠의 채널 시청률은 2.063%로 집계됐고, 엑스포츠는 투니버스 등 인기채널을 제치고 케이블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상파 4채널(KBS1·KBS2·MBC·SBS)은 최근 4주간 같은 시간대(수요일 저녁 8시44분~11시14분) 시청률 57.1%보다 6.8%포인트(P) 하락한 50.3%(전체 가구 기준)에 머물렀다.
또 다른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는 시청률이 10.274%(케이블 기준)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13.968%로 집계됐고, 시청점유율(케이블TV 시청자 가운데 시리아전을 본 가구) 역시 전국평균(40.94%)보다 서울이 53.63%로 높게 나왔다.
위성DMB의 경우 시리아전 경기의 시청률이 13.1%로 기록됐다. 위성DMB에서는 지난 15일 멕시코와 치러진 평가전이 14%의 시청률로 스포츠 중계부문 최고의 시청률을 올렸고 지난해 K-1 최홍만 선수의 경기가 9.7%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TU미디어 관계자는 "지상파DMB와 달리 차별화된 콘텐츠는 위성DMB에서만 시청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월드컵 등 주요 스포츠 경기의 생중계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엑스포츠 관계자는 "이번 시리아전 중계는 케이블의 영향력 등을 테스트하는 시험대였으며 케이블을 비롯, 위성DMB, 인터넷 포털 중계 등을 모두 합칠 때 공중파 방송 시청률의 30% 정도를 커버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케이블을 포함한 뉴미디어 전체의 시장과 영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방송계에서는 '공중파를 제외한' 이번 시리아전 중계가 기존 공중파 방송사와 뉴미디어 간 본격적인 경쟁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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