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의 지난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 중반대로 전월보다 더 악화했다. 1~9월 누적 기준으로는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에도 상반기 안정적인 손해율에 힘입어 전년 대비 소폭 개선했다. 금융당국이 내년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하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4분기 손해율 추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9월 손해율 악화에도 누적 기준 양호…"4분기 악화"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이 85%에 달하는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 기준)이 81.8~86.0%로 악화했다. 지난달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이후 차량 침수 피해 건수가 1만건에 육박한 영향으로 분석한다. 지난달 태풍 힌남노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9천691건으로 피해액이 772억원에 달한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86.0%로 전월(83.8%)에 비해 2.2%포인트(p) 올랐다. KB손보와 DB손보는 각각 85.7%, 85.5%로 전월 대비 모두 2.6%p로 가장 많이 치솟았다. 현대해상의 경우 전월 대비 0.9%p 오른 81.8%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빅4 손보사의 지난달 누적 손해율 기준으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손해율은 77.9~78.8%로 지난해 같은 기간(76.9~79.5%)과 비교해 개선했다. 통상 손보업계에서는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본다. 누적 손해율이 양호한 건 지난 7월까지 70%대로 안정적으로 관리된 영향이다.
하지만 매년 4분기 가을 행락 철 교통량 증가와 폭설 등 계절적 요인으로 연간 손해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유가 안정화 등에 따른 자동차 운행량 증가도 손해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동차 부품비와 병원 진료비 증가 등의 원가 상승 요인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다.
◆당국, 차보험료 인하 여력 충분…당정 "소비자물가 안정해야"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도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보면서 보험사의 보험료 인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자동차 보험료를 결정할 때 연간 손해율은 주요 요소다. 자동차 보험은 운전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하면서 해당 보험료가 즉각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된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향후 자동차보험 감독 방향에 대해 "양호한 영업 실적과 자동차 사고 감소를 위한 강도 높은 범정부적 대책 추진으로 손해율 안정화 여건이 조성됐다"면서 "보험료 인하 여력을 면밀히 점검해 국민의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최소화하도록 감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할 경우 물가 안정 효과가 있다며 압박이 이어졌다.
최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손보업계가 자율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대폭 인하할 필요가 있다"면서 "손보사들이 올 상반기 최고 실적을 거둔 만큼 모두가 힘든 시기에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보업계는 추가 보험료 인하에 대해 난색하고 있다. 상반기에 이미 한 차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1.2~1.4%를 내렸기 때문이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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