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단말기 지원금 경쟁은 이제 그만? 통신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치밀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LTE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로 치닫는 상황에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늘리기 위한 틈새 시장 공략도 뜨겁다.
특히 통신업계는 가입자 가족 대상 '패밀리 마케팅', 연령별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에이지(age) 마케팅', 스타 팬심 기반 비디오 데이터 수요 증가를 겨냥한 '스타 마케팅' 등 다양한 타깃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옛 단말기 보조금 등 과도한 리베이트와 불법 지원금 경쟁에서 탈피, 이제 이같은 새로운 마케팅 경쟁이 가계통신비 인하 등 긍정적 효과로 귀결될지도 주목된다.
◆SK텔레콤 '패밀리' KT '에이지' 집중
SK텔레콤은 최근 어린이·학부모 등 가입자 가족을 겨냥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른바 '패밀리 마케팅'이다. 지난해 4월 '생활가치 플랫폼'을 주요 성장 비전으로 선포한 이래 생활밀착형 서비스들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대표서비스가 지난 12일 출시된 가족 커뮤니티 서비스 '케이크'. 가족간 애플리케이션 연동을 통해 ▲상호 위치·시간별 주요 메시지 전송 ▲사진 및 일정 공유 ▲나들이 정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의 가입 통신사와 무관하게 이용 가능하며 SK텔레콤 가입자 가족이 이용할 경우 매월 추가 데이터도 제공된다. 2~3인 가족의 경우 500MB, 4~5인은 1GB를 가족끼리 나눠 쓸 수 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어린이 전용 서비스 '쿠키즈'를 출시했다. 부모와 자녀의 스마트폰 연동을 통해 ▲실시간 자녀 위치 확인 ▲반경 2km 이내 안심존 이탈 시 긴급 알람 ▲스마트폰 잠금과 사용현황 조회 ▲자녀 스케줄 공유 ▲어린이 동영상 학습 '쿠키즈TV' 등 기능을 제공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가입자들이 편의를 누리는 동시에 개방성을 기반으로 많은 타사 가입자들도 SK텔레콤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고자 한다"며 "다양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연령별 틈새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경우다. 그 중에서도 동영상 콘텐츠를 필두로 데이터 소비가 집중된 10~20대 대상 맞춤형 요금제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Y24' 요금제가 대표적이다. Y24 요금제는 24세 미만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부가 서비스로 출시 두달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Y24는 매일 가입자가 지정한 3시간 동안 2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HD급 영화 한 편을 2시간 이상 시청할 수 있는 분량이다. 또 ▲올레TV 모바일 데일리 팩 ▲지니팩 등 KT의 미디어 서비스를 50%가량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KT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청소년 지니 요금제'도 청소년의 통신 이용패턴과 수요 분석에 기반한 서비스. 청소년들의 구매력이 성인들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하지만 데이터 사용량에 있어서는 크게 앞선다는 점에 착안했다.
각각 월 2만9천900원에 데이터 2천500MB, 월 3만6천원에 4천500MB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무제한 음악 스트리밍을 이용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LG유플러스, 스타 동원 LTE비디오포털 '올인'
LG유플러스는 최근 자사 동영상 플랫폼 LTE비디오포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LTE비디오포털은 지난해 7월 출시된 이래 최근 1천만 가입자를 넘겼다. 국내외 드라마, 영화, 스포츠, 다큐멘터리 및 각종 지식 콘텐츠 등 16만여편의 VOD로 국내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중 최다 콘텐츠를 확보했다.
LG유플러스는 스타들을 동원한 자체 기획 동영상 콘텐츠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달 들어 인기 아이돌 GOT7의 미니 콘서트와 영화배우 김명민, 개그우먼 김숙 등이 출연한 토크콘서트를 실시간 라이브 영상으로 방영했다. 팬들과 사전 소통하는 이벤트 채널을 가동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스타 라이브 동영상을 확대하고 스타와의 채팅 등 양방향 소통기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LTE비디오포털을 1:1 맞춤형 개인 미디어 플랫폼인 '스마트 비디오포털'로 진화시킨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데이터 요금제가 확대되면서 데이터 수요가 음성통화를 대신해 통신업계의 핵심 수익기반으로 자리잡았다"며 "다양한 계층의 데이터 수요를 이끌어낼 세분화된 마케팅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로 치달으면서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을 유치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존 통신 서비스에서 소외된 고객층을 새로 발굴하는 작업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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