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통신 3사의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가 출시 1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실질적인 가계 통신비 인하 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신 3사는 지난해 5월 데이터 요금제를 일제히 출시한 바 있다.
이같은 데이터 요금제는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대신 데이터 사용량 위주로 과금하는 방식이다. 통신 3사의 주력 사업인 무선 서비스 매출 기반이 과거 음성통화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된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월 기본요금 5만~6만원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 구간의 데이터 할당량은 여전히 낮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통신업계는 그 대안으로 사용자의 연령대, 접속 장소 등을 감안해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 개발에 부심 중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데이터 요금제 사용자는 1천900만명가량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30%를 차지한다. SK텔레콤이 940만명, KT가 500만명, LG유플러스가 460만명가량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100여종의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데이터 요금제가 출시 1년만에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주력 서비스로 부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성통화 무료, 데이터 비용도 싸졌지만···
3사의 데이터 요금제는 통상 월 기본요금 3만원부터 10만원까지 패키지로 구성된다.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는 무료로 제공한다. 요금제별로 기본 제공되는 할당량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과금이 이뤄지는 형태다.
SK텔레콤의 경우 '밴드 데이터', KT는 'LTE 데이터 선택', LG유플러스는 '데이터·비디오 요금제'라는 이름으로 각각 데이터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이를 테면 SK텔레콤의 밴드 데이터 59 요금제는 월 기본요금 5만9천900원(부가세 별도)에 휴대폰과 집전화 통화를 무제한 제공한다. 월 11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가장 저렴한 밴드 데이터 29도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제한 제공한다. 월 기본 데이터량은 300메가바이트(MB)다.
이같은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 확대 배경에는 데이터 사용량의 급격한 증가가 한몫했다. 미래창조과학부 통계로 지난 3월 기준 전체 무선통신 데이터 트래픽은 20만4천58테라바이트(TB)로 전년보다 47% 증가했다. 데이터 소비량의 60%가 동영상 시청에 집중되는 등 스마트폰을 이용한 콘텐츠 소비가 급증한 것.
또 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 이후 연말까지 음성통화량은 12%, 데이터 사용량은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요금은 월평균 3천480원 절감됐다.
실제로 KT는 최근 이같은 데이터 요금제 도입 이후 자사 가입자의 경우 총 3천100억원의 가계통신비 절감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음성통화 무료 제공 등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나긴 했으나 상대적으로 월 기본료가 저렴한 월 3만~6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할당량이 적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통신 3사는 이 금액대 요금제에서 300MB~2GB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HD급 영화 1편이 1.5GB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금새 소진될 수 있는 수준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심현덕 간사는 "카톡을 쓸 때도 메시지와 함께 사진, 동영상을 주고받는 경우가 일반화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데이터 트래픽 위주로 통신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데이터 요금제 구조로는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신 통신업계는 데이터 요금제에 별도의 데이터를 얹어주는 부가 서비스 출시를 늘리고 있다. 가입자가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동영상, 게임 등 콘텐츠 소비를 늘리고 이를 통해 수익 기반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자사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 전용 데이터 2GB를 매일 추가 제공하는 '밴드 플레이팩'을 서비스 중이다. KT는 남은 데이터를 다음달로 이월하고 부족한 데이터를 미리 당겨쓸 수 있는 '밀당'을, LG유플러스는 자사 'LTE비디오포털' 전용 데이터를 매일 3GB씩 제공하는 '꿀팁 마음껏팩'을 서비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부가 서비스들은 사업자 입장에선 매출을 확대하고 소비자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며 "연령별, 장소별, 시간대별, 취향별로 서로 다른 데이터량을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들이 통신업계 마케팅 경쟁의 한 축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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