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기초연금 논의를 위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6일 재가동됐지만 여야 간 지리한 공방이 지속됐다.
여야는 지난 2월 기초연금법 처리와 관련한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7차례에 걸친 협상을 지속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3월을 맞은 바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어렵사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사일정을 합의해 이날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양측이 모두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처리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다. 정부여당은 국민연금과 연계한 차등지급 방안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 부분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주장이 절대적으로 우수하거나, 그렇게 해야 할 만한 이유나 증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문제를 정부가 우긴다고 해서 무조건 수용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정부여당의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주장은 2007년 기초노령연금 합의의 파기이고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복지 수준의 후퇴"라며 "정부안대로 하면 2060년에 재정소요가 228조이고, 민주당안은 264조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대 2.8%로 0.4% 차이 뿐이다. 큰 차이도 없는데 국민 부담을 핑계로 균등하게 20만원씩 지급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이 마치 국민경제 파탄에 이를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국민연금과의 연계는 성실하게 국민연금을 납부해온 20~50대 청장년층을 역차별하는 것"이라며 "미래세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차등지급을 한다고 하면서 미래세대의 혜택을 줄이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문형표(사진 아래)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가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방식을 택한 것은 연금제도를 고안할 때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현 세대 노인빈곤도 문제지만 후세대 부담도 걱정 안할 수 없다. 이 둘을 조화시키자는 취지"라고 맞받았다.
문 장관은 또 "정부는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한 분들과 가입하지 않은 분들의 혜택을 공평하게 나누자고 하는 것"이라며 "초고령 사회가 오게 되면 후세대 부담이 워낙 커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국민연금 연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연금 연계와 같은 중대한 사안을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없이 처리하려고 하는 정부여당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단 기초노령연금 개정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국민연금과의 연계 문제는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정부가 7월 시행까지 시간이 촉박하다고 하니 먼저 국민연금과 연계하지 않고 기초노령연금 개정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차후에 후세대 부담을 고려해서 국민연금 연계 방식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남윤인순 의원 역시 "기초노령연금 제 5조에서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액 5% 부분을 10%로 고치기만 하면 된다"면서 “기초노령연금을 개정해서 70% 이하 모든 어르신들게 20만원을 드리면 국민연금이 안정화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성주 의원도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기초연금법 관련) 준비기간이 굉장히 부족하니 그것을 인정하고, 우선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라며 "일단 현행 기초노령연금 개정을 통해 연금을 지급하고,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 등 여야 주장이 맞서는 것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논의하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문 장관은 "연금 개혁에 있어 범위를 넓혀놓고 그것을 줄여나가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면서 "어떤 제도를 확대해 나갈때는 정치적 어려움이 덜하지만, 그것을 줄여나갈때는 어려움이 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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