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화의 대가로 희생을 강요당했던 서울의 젖줄 한강이 '회복과 창조'의 옷을 입고 다시 시민들의 품속으로 돌아왔다.
서울시는 29일 한강 4대 공원 특화사업 사업 반포공원, 여의도공원, 난지공원에 이어 마지막 지구인 뚝섬 한강공원 준공식을 했다. 이로써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한강 르네상스 계획의 1단계가 완료됐다.
◆뚝섬 한강공원, '가족의 휴식처'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 내리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특이한 건물의 통로를 바로 접하게 된다. 자나방의 애벌레와 닮아 '자벌레'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건물에는 각종 현대 미술품들이 전시돼 있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자벌레'는 오는 10월 말 완공되면 전망공간과 북카페, 레스토랑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잡을 예정이다.
연결 통로를 거쳐 공원 안으로 내려가면 만남의 광장 격인 큰 공터와 함께 확 달라진 뚝섬공원의 전경이 시민을 맞이한다.
광장을 기준으로 오른편에는 폭포처럼 생긴 분수대(벽천분수)와 인공 암벽등반 구조물, 잔디공원 등이 조성돼 있고 왼편에는 확 트인 야외수영장이 자리하고 있다.
강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앞으로 가다보면 자전거도로에 다다른다. 예전에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강 옆에는 강아지풀 등 각종 식물들이 심어져 있어서 마치 한적한 교외를 걷는 기분이 든다. 강에는 또 선착장과 수상스키장, 수상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어 '여기가 서울 맞나?' 하는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

길을 따라 왼쪽으로 하염없이 걷다 보면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분수대(음악분수)가 시원한 물을 뿜고 있다. 그 옆에는 장미정원이 형형색색 꽃의 빛깔로 발길을 유혹한다. 이어진 숲길(자연학습장)에서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다.
또 농구장, 게이트볼 경기장, 익스트림 게임장, 축구장, 족구장, 테니스장 등 각종 레포츠 공간이 즐비하다. 그 뒤에는 몇몇 대학의 깃발이 꽂힌 윈드서핑 보드, 바나나보트 등이 도전을 원하는 젊은 피를 끓게 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나본 시민들은 연령대에 관계없이 대부분 변화한 공원의 모습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자양동에서만 20년 이상을 살았다는 이종려씨(73세·여)는 "지난주부터 하루에 세 번씩 와서 둘러보고 간다"며 "동네에서 걸어오기 편하게 잘 만들었고 너무 예뻐 나이든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기 참 좋다"고 말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친구와 함께 찾아온 이경민씨(31세·여)도 "그늘이 많이 없다는 것은 좀 아쉽지만 자연과 벗 삼을 수 있고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은 공간인 것 같다"며 "예전 그냥 공터였을 때는 폭주족들이 돌아다녀 위험했는데 이제는 그럴 걱정이 없어 안심"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언론홍보팀 윤진화 주임은 "뚝섬유원지는 옛날부터 지역 장터가 열리는 등 가족들의 쉼터로 유명했던 곳"이라며 "뚝섬의 역사적 전통을 살려 온 가족이 자연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조성 취지를 설명했다.
뚝섬공원은 곳곳에 나들목을 조성해 주거지역에서 쉽게 걸어올 수 있고 3천원이면 종일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주차공간이 그리 넉넉지는 않아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반포 한강공원, '휴식과 로맨스'
뚝섬공원이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지난 4월 완공된 반포 한강공원은 아름다운 폭포다리(반포대교)를 앞세워 휴식과 로맨스를 제공한다.

반포대교에 설치된 달빛 무지개분수는 570m 다리 구간에 380여개의 노즐이 설치돼 수중펌프로 끌어올린 한강물을 1분당 190t씩 뿜는다. 야간에는 조명까지 비쳐 실로 밤 무지개를 보는 듯 장관을 연출한다.
또 반포대교 남단에 설치된 1천500명 수용 규모의 야외무대는 문화공연이 끊임없이 열려 어느새 자연스럽게 연인들을 비롯해 남녀노소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반포공원에는 또 생태관찰원 등 한강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각종 쉼터가 마련됐거나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또 잠수교도 인도 중심으로 바뀌어 서울시민 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함께할 수 있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교통은 아직 불편하다. 자가용이 없는 시민들은 3호선 고속터미널 역에서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한참을 걸어야 찾아갈 수 있어 접근성 문제는 더 보완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여의도 한강공원, '교통과 레저'
뚝섬이 '가족', 반포가 '휴식과 로맨스'를 테마로 잡았다면 여의도 한강공원은 지난 24일 수상교통 및 수변레포츠의 전당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4대 공원 가운데 최대 규모인 길이 3.4㎞, 면적 78만5천㎡를 자랑하는 여의도공원에는 우리나나 최초의 비행장이 있던 백사장 부지를 잔디밭으로 조성해 비행기를 형상화한 조각품 및 바람자루(윈드콘) 등을 설치한 '너른 들판'이 들어섰다.

또 다양한 분수를 함께 볼 수 있는 '물빛광장', 세계 최초의 개폐식 수상무대인 '플로팅 스테이지', 한강의 모습을 그대로 축소한 '피아노 물길' 등이 조성됐다.
서울시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오는 2010년 102대 규모의 요트가 정박할 수 있는 요트 마리나를 만들고, 동북아 수상교통 거점을 목표로 하는 국제여객터미널을 2011년 완공할 예정이다.
여의도공원은 5호선 여의나루역과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10분 안에 공원에 입장할 수 있고 자가용으로도 쉽게 들어갈 수 있어 접근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난지 한강공원, '쓰레기장이 생태학습의 장으로'
한때 악취 등으로 서울시의 골칫거리였던 난지지구는 지난 27일 대규모 생태학습지와 캠핑장으로 180도 바뀐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길이 3.2㎞, 면적 77만㎡의 난지 한강공원에는 3만3600㎡ 규모의 생태 습지원, 자전거 체험장과 어린이자전거 교육장, 자전거 익스트림장과 3만9500㎡ 규모의 자전거공원 등이 조성됐다.

또 높이 6m의 바닥분수를 포함한 1만2천300㎡ 규모의 '거울분수'와 약 1.7㎞에 달하는 갈대 바람길, 강변 물놀이장 등도 설치됐다.
그러나 이곳도 도로 상암 월드컵공원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강변북로에 가로막혀 시민들이 찾아가기 불편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접근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을·하늘공원과 한강공원을 잇는 폭 18m, 길이 110m의 중앙연결다리 등도 만들고 있다. 또 6호선 월드컵공원역에서 매일 셔틀버스를 운행해 승용차가 없는 시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서울시 "한강 르네상스 2차 계획은 생태복원"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1차 사업이 한강을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주요 테마였다면, 2차 사업은 한강을 자연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강을 진정한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야심찬 계획이다.
서울시는 총 716억원을 투입해 이촌 한강공원을 시작으로 잠실·양화 한강공원 등 도심 내 대규모 지역에 2014년까지 생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한강 르네상스는 비단 시설물을 만드는 등의 하드웨어 구축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한강만의 수변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도시공간에 대한 공적 디자인을 통해 시민들이 누구나 수변공간을 즐기고, 여유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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