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 주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26일 북한이 함경북도 무수단리에 위치한 미사일 발사대에 '대포동2호'로 추정되는 로켓을 장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앞서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내달 4∼8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국제기구에 통보했다.
일단 북한의 로켓이 실제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로켓 장착과 액체 연료 주입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북한이 통보한 날짜보다 다소 일찍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로켓 장착으로 인해 즉각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외교통상부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재로 미사일 태스크포스(TF)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고, 군 당국은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동해상으로 급파키로 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 원태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경고를 무시하고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다면 한반도 안보와 동북아 지역 안정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도발 행위임을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원 대변인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1718호에 명백히 위반되므로 이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군은 확고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와 관련한 모든 활동을 24시간 감시하는 등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공식적으로 제기를 할 방침이다. 외통부 문태영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위성이라고 주장하든 아니든 우주발사체와 탄도미사일은 발사원리가 같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명백히 위반된다"며 이같은 정부 입장을 전했다.
문 대변인은 또 "정부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경고를 무시하고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한반도의 안보와 동북아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며 도발해위"라고 비판한 뒤 북한에 미사일 발사 중단을 촉구했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유엔 및 관련국들과 대응책을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지만 정부측에서는 아직까지 북한이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정보상의 이유로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로켓 장착과 발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태세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방관은 25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 미사일 발사 행위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것이며 미사일 발사는 우리가 복원하길 원하는 미북관계나 북핵 6자회담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다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고든 두기드 국무부 대변인대행은 "2006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는 위성 발사나 미사일 발사나 탄도 미사일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선 동일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결의안은 북한이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못하도록 속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 준비와 관련해 이지스함 5척 이상을 일본 주변에 긴급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일본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구축함 3척이 일본 나가사키항 등에 지난 23일 입항하는 등 적어도 5척이 일본 주변 해역에서 임무 수행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7일 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북한 미사일 파괴조치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4일 오후 격납고에서 로켓을 꺼내 발사대에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고, 로켓 발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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