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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열전] '중고나라' 20년 아성 뚫어낸 신흥강자 '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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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넘어 '커뮤니티' 역할 수행까지…중고나라 '서비스 다변화'로 맞불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중고거래 시장으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고, 판매자에게는 업체 매입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구조가 정착돼 있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업계에서 가장 큰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중고나라'다. 현재 2천300만 명 수준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중고나라는 지난 2003년 카페를 개설한 이래 현재까지도 중고거래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중고나라의 '20년 철옹성'은 최근 연이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도전자는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은 지난 2015년 창립 이래 입소문을 타고 지속적으로 인지도를 높여 왔다.

당근마켓은 중고나라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중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근마켓은 중고나라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중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당근마켓에게 '또 다른 기회'로 작용했다. '집콕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동네에서의 직거래'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다. 실제 당근마켓의 지난 9월 월간 활성이용자(MAU) 수는 1천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네이버, 쿠팡, 카카오 등 플랫폼만이 달성한 수치다.

당근마켓은 전국 범위에서 불특정 다수와 거래를 진행해야 하는 중고나라에 비해 '믿을 수 있는' 동네 사람과의 직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거래 가능 반경을 6km 이내로 제한해 거래 대상자를 '한정'한 전략적 선택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당근마켓은 현재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로의 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앱 내 게시판을 통해 지역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소모임' 앱과 같이 비슷한 취미를 공유하는 지역 내 사람들과의 온·오프라인에서 교류하는 장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건강한 지역 생태계를 조성하고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생활 커뮤니티로의 가치와 비전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고나라는 모바일 부문 경쟁 참가가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후발주자에 비해 뒤쳐졌다. 모바일 앱 론칭도 2016년으로 이들에 비해 다소 늦었으며, 현재도 카페에 다소 치중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압도적인 회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중고거래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은 경쟁사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고나라는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중고나라 물품을 개인이 위탁받아 판매할 수 있는 '파트너 센터'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전국 가맹점에서 중고폰을 매매하는 모바일 사업에도 뛰어들었으며, 최근 과기정통부와 함께 알뜰폰 유심 판매에도 뛰어들었다.

이와 함께 모바일 앱 개편을 지속적으로 행하며 카페 중심 이용자들을 모바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시도가 가능하도록 한 '거대한 규모'를 중고나라의 약점으로 꼽는 의견도 일각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덩치가 큰 만큼 사기, 중고 거래업자 활동 등을 제어하기 어려우며 문제가 반복될수록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플랫폼이 시장에 빨리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중고나라에 대한 신뢰도 저하"라며 "규모가 큰 만큼 즉각적 대응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불만에 대한 피드백 등 측면에서의 개선은 중고나라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중고나라는 거대한 규모로 인한 관리의 어려움이 약점으로 꼽힌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중고나라는 거대한 규모로 인한 관리의 어려움이 약점으로 꼽힌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업계는 '앱'을 기준으로 한 경쟁에서 중고나라가 당근마켓을 뛰어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당근마켓의 이용자가 월 1천만 명을 넘어서는 반면 중고나라 앱 이용자는 100만 명 안팎으로 큰 차이가 있다.

다만 중고거래 사업 자체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중고나라의 경쟁력이 보다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거래 물량을 결정하는 전제조건은 결국 많은 거래자이며, 회원 수와 인지도 면에서 압도하고 있는 중고나라가 사업화 측면에서는 보다 유리하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시장 성장이 이어지면서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과 편의점도 연이어 사업을 개시하고 있어 시장 자체의 성장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거래액 등 사업적인 규모에서는 당근마켓이 중고나라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중고거래 이상의 가치를 주는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놓고 본다면 더욱 다양한 분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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