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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열전] "이 구역 2위는 나"…아이시스 vs 백산수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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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정체 국면 속 브랜드 2위·품목 2위 격돌…"점유율 뺏기 가속될 것"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제주삼다수'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롯데칠성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의 2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시장이 역성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들은 사뭇 다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맞수' 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삼다수는 생수 시장 점유율 41%대를 유지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50%를 넘겼던 점유율에 비하면 낮은 수치지만, 200개 가까운 브랜드가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는 가운데 이 같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선방'이라는 평이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의 생수 업계 2위 경쟁이 뜨겁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의 생수 업계 2위 경쟁이 뜨겁다.

안정적인 1위 자리와 대조적으로 2위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롯데칠성의 아이시스가 13.7%를 기록하며 2위를 달리고 있으며, 농심 백산수가 8.4%의 점유율로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대상을 한정지을 시 결과는 달라진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시스의 프리미엄 제품 '아이시스 8.0'은 현재 시장 점유율 7.9%를 기록하고 있다. 추정치 수준의 수치이지만, '브랜드'를 기준으로 할 시 아이시스가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단일 제품으로 비교할 경우 순위가 바뀌는 셈이다.

당초 아이시스는 줄곧 안정적인 시장 2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1997년 제주삼다수보다 1년 먼저 시장에 출시돼 시장을 선점했으며, 제주도라는 청정 수원지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은 제주삼다수가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에서도 30%대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다만 제주삼다수의 유통을 맡고 있던 농심이 2012년부터 제주삼다수를 개발하는 제주개발공사와 결별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농심은 삼다수가 생산되는 제주도의 국토 정반대에 위치한 '백두산'을 수원지로 삼아 백산수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빠르게 시장을 잠식했다.

농심 백산수는 '백두산 수원지'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사진=농심]
농심 백산수는 '백두산 수원지'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사진=농심]

이에 아이시스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8.2%를 기록하며 바닥을 찍었다. 반전을 일으킨 것은 프리미엄 제품 아이시스 8.0이었다. 아이시스 8.0은 수원지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있던 당시 시장 흐름과 달리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를 전면에 내세웠다.

pH 8.0 약알칼리성의 물이 '목 넘김'이 좋다는 마케팅 표어가 적중했고, 아이시스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가파르게 상승해 2017년 10%를 다시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3%대로 다시 올라섰다.

양사는 지금도 다른 마케팅 전략을 취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농심이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밀고 있는 가운데 롯데칠성음료는 보다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품군을 세분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4월 1인 가구가 실속 있게 즐길 수 있는 아이시스 8.0 1L 제품을 선보였다. 같은 해 12월에는 어린이를 겨냥한 200mL 제품도 출시했다. 이를 통해 틈새 시장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월 패키지 리뉴얼을 단행하고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아이시스 8.0 에코(ECO)' 출시도 단행해 트렌디한 감각을 살렸다.

친환경적 페트병 디자인을 적용한 '아이시스 8.0 에코'. [사진=롯데칠성음료]
친환경적 페트병 디자인을 적용한 '아이시스 8.0 에코'. [사진=롯데칠성음료]

해외 시장 진출에는 농심이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농심은 2015년 신공장 가동 이후 지속적으로 중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백산수 공장과 접해 있는 동북 3성이 주요 시장이다. 또 대도시 공략을 위해 20여년 동안 중국에 확보해 둔 1천여 개 라면 대리점 판매망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아이시스 브랜드가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일 품목 2위를 둘러싸고 프리미엄 제품 경쟁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의 성장세가 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8천7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0.6% 가량 줄어들었다. 매년 10% 대 성장률을 보이며 '1조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무색하게 하는 수치다. 반면 같은 시기 에비앙, 볼빅 등 해외 프리미엄 생수 수입액은 10%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시장의 신규 사업자 참전도 활발하다. 풀무원은 지난해 7월 프리미엄 밸런스 워터 '바디풀'을 출시했다. 오리온도 높은 미네랄 수치를 강점으로 내세운 '제주용암수'를 같은 해 12월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프리미엄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생수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앞으로의 경쟁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집중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며 "제주삼다수가 탄탄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단숨에 이를 넘어서기는 어렵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업체들도 늘고 있어 롯데칠성음료와 농심 사이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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