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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열전] 20년 K-뷰티 영원한 라이벌 설화수 vs 후…미래 무게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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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 시장 열었지만 2017년 이후 中 시장서 명암 갈려…"단기간 반전 어려워"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K-뷰티라는 '신조어'를 익숙한 용어로 자리잡게 만든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후'다.

설화수는 오랜 기간 국내에서 다진 실력을 세계화하며 시장의 문을 열었고, 후는 약 5년 사이 급성장하며 설화수를 뛰어넘었다. 뷰티업계가 이들의 경쟁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후의 지난해 매출은 2조 5천836억 원에 달한다. 2018년 국내 뷰티업계 최초로 단일 브랜드 매출 2조 원의 금자탑을 쌓은데 이어 또 다시 성장에 성공했다. 후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에도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이에 3년 연속 '2조 브랜드'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후'는 K-뷰티를 상징하는 맞수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후'는 K-뷰티를 상징하는 맞수다.

이 같은 후의 성공신화는 설화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966년 출시된 'ABC 인삼 크림'을 모태로 하는 설화수는 1987년 '설화'를 거쳐 1997년 설화수로 완성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약 7년 간 내수 시장에서 실력을 다진 후 2004년 홍콩에 설화수를 출시하며 해외 시장의 문을 열었다.

해외 진출은 성공적이었다. 설화수는 해외 진출 첫 해부터 3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후 2008년 5천억 원, 2014년 8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지속 성장을 이어간 결과 2015년에는 단일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명실상부한 K-뷰티의 터줏대감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기간 동안 후는 늘 '2인자' 자리에 머물렀다. 2009년 처음으로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한 후는 2014년 매출 4천억 원을 기록하며 같은 해 설화수의 절반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방한 당시 후를 구매한 것이 현지에 널리 알려지며 불어닥친 '후 열풍'을 타고 이듬해 매출이 2배 뛰어오르며 설화수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또 1년 후인 2016년에는 설화수에 이어 두 번째로 '1조 원 브랜드' 자리에 등극했다.

2017년 '사드 배치 논란'은 설화수와 후의 명암을 갈랐다. 사진은 당시 명동거리. [사진=아이뉴스24 DB]
2017년 '사드 배치 논란'은 설화수와 후의 명암을 갈랐다. 사진은 당시 명동거리. [사진=아이뉴스24 DB]

본격적 반전이 일어난 것은 2017년부터였다. 사드 배치로 인해 한중관계가 경색됐고, 명동을 휩쓸던 중국인 관광객 '유커'가 자취를 감췄다. 이들의 자리는 소수의 인원이 다량의 물건을 사가는 보따리상 '따이공'이 채웠다. 그리고 따이궁을 대하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자세가 반전을 만들어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따이공을 적극 공략하지 않았고, 현지 백화점을 중심으로 넓은 유통망을 유지하는 '정공법'을 썼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신흥 큰 손이었던 따이공을 적극 공략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전략은 '정공법'이었다. 하지만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는 비용 부담으로 다가왔다. 자연스럽게 시장에 대한 투자 여력은 줄어들었다.

디자인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후는 출시 초기부터 궁중 스토리를 콘셉트로 삼아 붉은 색과 금색 등을 적극 사용한 화려한 디자인을 고수해 왔다. 반면 설화수는 한국적 미를 전면에 내세워 상대적으로 수수한 모습을 보여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 같은 '호재'와 '오판'의 결과 후는 2017년 면세시장에서 6천8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4천252억 원을 기록한 설화수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1년 후였던 2018년에는 2조 원 매출 고지에 오르며 1조 원 달성이 설화수보다 1년 늦었던 '한'을 풀었다.

업계는 당분간 K-뷰티 럭셔리 라인업 경쟁은 LG생활건강이 이끌고 아모레퍼시픽이 따라가는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어느 정도 매출 격차가 벌어져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빠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또 온라인 시장이 성장기에 접어들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아직 오프라인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반전도 단기간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업계 관계자는 "설화수는 시장을 먼저 열었다는 상징성이 있었지만, 시장 변화에 대해 다소 아쉬운 대응을 해 역전을 허용했다"며 "설화수가 '글로벌 메가 브랜드'인만큼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은 낮지만, 격차가 제법 있는 현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역전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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