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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이수진 vs 나경원, 동작을은 지금 판사 선·후배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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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D-7 여론조사 대혼전, 정당지지율·나경원 호감도 큰 영향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서울 동작을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의 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맡은 4선 중진으로 무엇보다 전국적 인지도가 강점이다. 반면 이수진 후보는 민주당이 사법개혁의 상징성을 감안, 올해 초 영입한 정치신인이다. 정치적 체급만 놓고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동작을은 2008년 18대 총선부터 줄곧 보수정당이 승리해온 사실상 미래통합당의 수도권 '텃밭'이다. 이번 선거 초반부터 나 후보의 우세를 예상하는 전망이 많았지만 실제 여론조사 결과는 한 마디로 대혼전이다. 지역 주민들은 현 정권에 대한 호불호와 현역 의원인 나 후보에 대한 시각, 고등학교 유치 등 지역 현안 해결 여부를 두고 지지 후보가 크게 엇갈렸다.

제 21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 [아이뉴스24 DB]
제 21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 [아이뉴스24 DB]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서울 동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4.4%p 표본오차, 그밖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47.2%, 나 후보는 34.3%다.

반면 국민일보·CBS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5일 동작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4.4%포인트 표본오차)에서는 나 후보의 지지율이 44.1%, 이수진 후보는 40.9%로 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이 후보를 3.2%포인트 앞섰다.

동작을은 동작구 동남부 지역인 상도1동과 흑석동, 사당1~5동을 아우르고 있는 지역구로 지난 18대 총선에서 정몽준 의원이 당선된 이후 보궐선거 포함 4차례 선거를 모두 보수 정당이 승리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7일 "서울에서 동작을도 접전 지역"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5선 의원에 도전하는 나 후보는 동작을에선 세번째 출마다. 정몽준 전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면서 치뤄진 2014년 재보선에서 당시 고 노회찬 의원과 맞붙어 929표 차이로 승리한 뒤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됐다.

이 후보는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한 뒤 19년간의 판사 생활을 접고 민주당 인재영입 13호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나 후보도 2002년 17대 국회 당시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하기 전까지 판사 출신 법조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판사 선후배간 대결인 셈이다.

◆'기호 1번' 낮은 인지도, 정당 대결 구도될 듯

실제 선거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흑석동을 찾았다. 흑석동은 흑석시장, 중앙대학교와 뉴타운 개발로 인해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 토박이들이 섞여 있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지역 주민들 상당수가 정치신인인 이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후보 간 비교보다는 나 의원이 그간 보인 행보를 두고 투표권을 행사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흑석동에 50년 넘게 거주 중인 70대 남성은 "나 의원이 그동안 지역을 위해 알게 모르게 일을 많이 했다"며 "나 의원은 전국이 아는 거물인데 이 후보는 이름도 몰랐고, 그 사람이 지역이랑 연관이 뭐가 있나. 전략 공천이니 뭐니 하는데 낙하산 인사 아닌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나 후보도 의정활동 가장 큰 성과로 서초구와 동작구를 잇는 '서리풀 터널' 개통을 꼽은 바 있다.

반면 나 의원의 소위 '싸움닭' 이미지에 반감을 가져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남성은 나 후보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등 투쟁 일변도로 일관했다며 "나 의원이 그간 현 정권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모습에 정도를 넘어 지나치다며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두 번이나 당선됐지만 동네가 사실 그리 바뀐 것도 없다. '강남 4구' 하는데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별 후보보다는 이들이 속해 있는 정당에 대한 지지로 투표권을 행사하겠다는 주민들도 많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가운데 총선 후보들과 소속 정당의 선거운동도 크게 제한을 받으면서 정당지지율에 기반한 투표 성향이 더 커졌다.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 주변에서 만난 30대 후반의 여성은 "현 정권 들어 종부세 등 세금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라며 "나 후보를 평소 좋아하지 않지만 세금 폭탄 때문에 나 후보를 지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부동산 보유세 인하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용적률 상향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내세웠다.

민주당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통합당의 각종 막말 논란에 실망감을 느껴 이 후보를 뽑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미래통합당은 황교안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을 비롯해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의 말실수가 계속되며 현재 2명이 제명된 상태다.

중앙대 근처에서 자취한다는 20대 대학생은 "민주당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최악의 선택은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각종 발언으로 실망감을 주는 통합당이 아닌 민주당 후보에게 마음이 간 상태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나경원 미래한국당 의원측 선거보조원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건너편에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허재영 기자]
8일 오후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나경원 미래한국당 의원측 선거보조원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건너편에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허재영 기자]

흑석동 주민들의 경우 지역 현안과 관련, 뉴타운 개발보다는 고등학교 유치 등 교육 관련 사안에 관심을 보였다. 뉴타운은 이미 거의 다 끝난 사안이고, 현재 여론은 3분의 2 이상이 재개발에 반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40년째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70대 남성은 "이제는 뉴타운 보다는 고교 유치가 이 동네 사람들의 더 큰 관심사"라며 "중대부고가 나간 이후 이 동네에 고등학교 하나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 부지는 마련됐다는데 누가 되건 고등학교는 유치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흑석동에 위치했던 중대부고는 지난 1997년 중대부여고와 통합되면서 강남구 도곡동으로 위치를 이전했다. 중대부고가 위치했던 자리에는 중앙대병원이 들어섰다.

두 후보들도 교육과 관련한 사안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나 의원은 고교를 유치하는 등 교육 자급자족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이 후보도 흑석동에 고교를 반드시 유치해 초·중·고·대학까지 원스톱 교육특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작을에는 나 의원과 이 후보를 비롯해 이호영 정의당·오세찬 우리공화당·최서현 민중당·조현숙 국가혁명배당금당 등 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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