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정유업계가 유가상승 국면을 맞아 '대박'을 칠 전망이다. 재고평가이익에다 정제마진 효과로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에쓰오일은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정제마진이 떨어지면서 업계에선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70센트(1%) 오른 69.4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2.58달러, 두바이유는 70.41달러를 기록하며 70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봉쇄를 추진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원자재 투자 회사인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이란산 원유가 실제로 봉쇄된다면 WTI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85∼100달러, 최고 105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꽤 있다"고 내다봤다.
일단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단기간 호재를 만났다는 분위기다. 정유사가 원유 도입 시 걸리는 시간은 통상 한달 가량으로 재고품 보유기간은 한달 내외다. 원유 수송과정이나 재고 비축 도중 유가 상승은 재고평가 이익으로 연결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요 국내 정유사들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8천508억원을, 당기순이익 역시 118%증가한 6천3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쓰오일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4천160억원을, 당기순이익은 372% 증가한 3천1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GS칼텍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40%가량 증가한 5천억원을, 현대오일뱅크는 85%가량 증가한 4천300억원을 각각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오를 경우 정제마진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와 경유 등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 원료비 값을 뺀 마진으로, 정유업체의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평균정제마진은 배럴당 7달러였지만 2분기엔 6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업계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업계의 업황은 보통 3분기부터 성수기가 시작된다고 보는데 정제마진이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 크다"며 "다만 정기보수 등으로 글로벌 정유사의 가동률 하락이 예상되면서 정제마진의 추이를 계속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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