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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밥그릇' 지키려면 '법그릇' 부터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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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수 교수 신간 출판
"내 것 내 것 정의롭게, 내 '법'그릇 챙기기"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00일을 훌쩍 넘었다. 그 사이 대한민국 국민들은 반 헌법 전문가가 다 되었다. 이게 다가 아니다. 보통의 법조인들도 평생 가야 한두번 펼쳐볼 계엄법부터 대통령경호법, 헌법재판소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일반의 선량한 국민의 입장에서 '그런 법이 있었나' 하는, 특별법 하고도 저 구석에 있는 법조문들이 날마다 언론매체를 통해 뉴스로 쏟아진다. 법을 알지 못하면 뉴스도 이해할 수 없는 세상, 이른바 '법 과잉'의 시대다.

그렇다면 '법'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용어로는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 국가 및 공공 기관이 제정한 법률, 명령, 규칙, 조례 따위'이다. 법제처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4일 기준으로 대힌민국에 살아 기능하는 실정법은 총 1676건. 대통령령을 비롯한 각종 명령과 규칙, 자치법규까지 합하면 무려 15만 5930건. 사전적 정의만으로는 법을 알 수 없다. 과연, 도대체 법이란 무엇인가.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그 답을 제시했다. 최근 펴낸 저서 《네 것 내 것 정의롭게 내 '법'그릇 챙기기》(책과나무 펴냄)에서다. 사람과 법, 국가와 법, 역사와 법의 관계를 '정의'(正義, Justice)라는 큰 틀 안에서 그만의 소탈하고 친절하면서도 박력 있는 문체로 풀어놨다.

황 교수가 말하는 법은 '사람이 만든 사람의 질서'다. 사람이 법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특히 인류 지성의 발전적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우리나라 법은 '모든 국민은 여전히 완전하지 않고 뭘 잘 모르고 부족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부족하고 완전하지 않지만, 그 모습 그대로 서로 존중하면서 함께 잘 살기 위해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선언, 그것이 황 교수가 이 책에서 말하는 법들의 최상위 규범인 '헌법정신'이다.

법의 주체인 우리가 서로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황 교수는 국가와 사회 질서의 기준으로서, '내 것'과 '네 것'을 분배한 법을 잘 알고 그것이 추구하는 정의를 이해하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의 자세한 방식이 518페이지 걸쳐 △법, 정의, 질서 △법적 정의 △우리나라 법의 정의 등 3부로 구성된 이 책에 자세히 수록돼 있다.

1막 1장 "법을 왜 지켜?"라는 근본적 물음부터 시작해 사회주의, 민주주의, 복지주의 등 우리의 생존과 맞닿아 있는 국가와 사회적 기반에 대한 개념도 체계적으로 알기 쉽게 정리했다. 정경유착, 대중영합주의 등 우리 사회 현안과 직결된 문제도 폭넓게 다뤘다.

책의 방향타가 읽는 이로 하여금 법을 잘 알고 사회 구성원 서로간의 몫을 제대로 챙기도록 이해를 돕는다는 것에 맞춰진 만큼, '나는 지금 사회나 국가로부터 손해를 보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풍성하다. 이 가운데에서도 복지라는 사회적 정의를 숫자로 풀어놓은 통계의 맹점과, 주택문제 해결 방안으로 국가와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정책화 한 공공전세아파트에 대한 그의 통찰은 눈여겨 볼 만 하다.

황 교수는 법 얘기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고대부터 근대, 현대를 관통하는 동서양 국가의 혁명과 역사, 각각의 시대를 이끈 철학과 정신 그리고 가치가 씨줄날줄처럼 촘촘히 엮여 독자들을 이끈다. 그래서 책을 보는 내내 이해하기 쉽고 지루하지 않다. 물론, 그 안내의 끝에는 법이란 무엇이고, 법과 나는 무엇이며, 법과 우리 사회는 무엇인지에 대한 본래의 담론이 있다.

책은 독자를 가르치거나 이것이 답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현학적이거나 추상적이지도 않다. 법과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결론 또한 명확히 제시하면서도 읽는이로 하여금 끊임 없이 생각하게 하고 토론하게 한다. 그게 이 책이 가진 매력이다.

이 책의 언어는 결코 어렵지 않지만, 그 언어에 담고 있는 내용은 절대 가볍거나 얕지 않다. 중고등학교 학생부터 전문 법조인까지 누구든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책이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에서 나만 손해 보고 있다'라는 분함에 잠 못이루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내 것 내 것 정의롭게, 내 '법'그릇 챙기기 [사진=도서출판 '책과나무']
내 것 내 것 정의롭게, 내 '법'그릇 챙기기 [사진=도서출판 '책과나무']

※지은이 황도수. 1960년에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985년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한 뒤 1989년부터 10년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했다. 2006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후학을 양성 중이다. 2020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 2015년 한국재정법학회 회장으로 봉사했다. 대한변협으로부터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된 바 있다. 2022년 저서 《법을 왜 지켜》를 펴냈다. 《네 것 내 것 정의롭게 내 '법'그릇 챙기기》는 이 책의 개정판이다.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니꺼내꺼 정의롭게'를 연재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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