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오늘중으로 계약서 쓰고 실거래가 신고까지 끝낼 수 있습니까? 가계약금만 넣은 상태인데 대출 소급적용 안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전격 지정한 직후인 지난 30일 저녁.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전화기는 쉴 새 없이 울려댔다.
규제효력이 발휘되기전 계약을 마무리 지으려는 '막차수요'와 대출한도 축소를 우려한 기계약자들 문의가 빗발치면서 현장 중개업소들은 밤 늦게까지 불을 밝힌 채 야간작업에 돌입했다.
정부의 기습적인 '3중 규제' 카드가 투척되면서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와 동북권 핵심 주거지가 단숨에 거래급랭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현장에서는 대출한도가 줄기 전 잔금을 앞당기려는 움직임과 일괄 규제에 대한 주민들 불만이 뒤섞이며 극심한 혼선이 빚어졌다.
![30일 이재명 정부는 경기 성남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사진은 동탄신도시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아이뉴스DB]](https://image.inews24.com/v1/73ce2b40a4dbda.jpg)
동탄역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화 대부분이 이미 넣은 가계약금이 인정되는지, 언제까지 계약을 해야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지를 묻는 내용"이라며 "오늘 안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신고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동탄에서는 대출규제 강화 이전에 잔금을 치르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동탄역 일대 주요단지 매매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오르면서 대출한도가 줄기 전에 거래를 마무리하려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흥구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현장에서는 지역별 양극화를 고려하지 않은 일괄규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기흥구 마북동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역세권 대장아파트 몇 곳이 올랐다고 기흥구 전체를 묶어버리니 실제 가격상승 혜택을 보지 못한 비역세권 외곽지역 주민들의 낙인효과 우려와 불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구리시 역시 갑작스러운 규제발표에 매수세가 뚝 끊겼다. 구리시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발표가 갑작스럽다 보니 기존 계약자들 문의가 많았고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거래는 당분간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도자들 사이에서도 규제시행후 거래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급매로 던지거나 반대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인 거래량 감소와 심리적 위축을 가져올 순 있지만 공급부족이라는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집값이 큰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규제지역 지정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세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공급 부족과 실수요가 여전한 만큼 장기적인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인기 단지는 가격 부담과 규제가 맞물려 당분간 거래 소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전·월세 물량이 부족한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단지는 실수요 중심의 거래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가 수도권 '급 나누기'를 심화시켜 전통 상급지로 자금이 유턴하는 쏠림현상이 강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동탄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동탄과 기흥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대출규제와 실거주 의무가 동시에 강화됐다"며 "같은 규제를 적용받는다면 입지 경쟁력이 높은 지역으로 눈을 돌리거나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상급지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토지거래허가제는 단기적으로 거래를 줄여 가격변동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집값 방향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최근 가격상승은 투기뿐 아니라 실수요 영향도 큰 만큼 규제지역 인근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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