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패스트푸드 시장의 영원한 맞수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의 경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맥도날드가 '맛 품질'을 앞세워 소비자 심리 되돌리기에 나서자, 롯데리아는 트렌드를 적절히 반영한 신제품을 연이어 쏟아내며 맞대응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같은 목표 다른 전략'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3월 '베스트 버거'를 도입했다. ‘베스트 버거’ 도입으로 크게 변화된 부분은 고소한 풍미가 향상된 번(버거 빵), 따뜻하고 풍부한 육즙을 즐길 수 있는 패티, 부드럽게 녹아 들어 패티와의 조화를 끌어올리는 치즈, 빅맥 소스 50% 증량, 식감 보존을 위한 채소 보관 시간 단축 등 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최초, 세계 4번째로 한국 시장에 적용됐다.
베스트 버거 전략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도입된 지 3개월만인 지난 6월 기준 맥도날드의 매출은 베스트 버거 도입 이전에 비해 9% 올랐다. 이에 맥도날드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로 조리유를 교체하는 등 '맛 품질' 올리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베스트 버거는 맛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감지하는 섬세한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인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 조치를 사업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맥도날드의 영원한 라이벌 롯데리아는 참신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7월 '버거 접습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워 '폴더버거'를 론칭해 관심을 집중시켰고, 9월에는 '군대리아'에서 영감을 얻은 밀리터리 버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롯데리아는 이들 제품이 관심을 끌기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신제품에 대한 투자를 이어 왔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1인 혼닭', '치즈인더에그' 등의 메뉴를 출시해 1인 가구 수요를 집중시켰다. 또 고객 수요 확대를 위해 가격 장벽을 낮추는 등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자 했다.
이 같은 롯데리아의 시도는 소비자들에게 '이전에 없었던 콘셉트'라는 이유로 높은 호응을 얻었다. 신메뉴들을 먹어 본 유명 인플루언서, 각종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리뷰가 쏟아졌고 관심의 집중에 섰다. 신메뉴에 대한 반응이 다소 엇갈리는 경향은 있지만, 롯데리아의 존재감 만큼은 확실하게 각인시켰다는 평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폴더버거는 8월 말 기준 250만 개 이상 판매됐고, 밀리터리버거도 높은 관심을 얻는 등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소비 트렌드에도 가성·가심·가잼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시각·미각적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배달 시장에서도 치열한 맞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맥도날드가 업계 최초로 도입했던 드라이브스루, 키오스크, 맥딜리버리 등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선점하기는 했지만 롯데리아도 '롯데잇츠' 앱과 '롯데온' 등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빠르게 배달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에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의 상반된 전략이 지속적으로 각자 다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맛에 집중한 맥도날드의 선택이 충성 고객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는 한편, 롯데리아와 같이 시장 영역을 넓히기 위한 신메뉴 출시는 신규 고객 유입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계가 전반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볼 시, 롯데리아와 같이 유행을 불러올 수 있는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도 예년 대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 사는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한 전략을 수십 년 동안 펼쳐온 라이벌"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맛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맥도날드의 전략이 큰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롯데리아처럼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혁신적 시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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