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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사진 대해부-하·끝] 패러디와 명예훼손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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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9일 탤런드 사강이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녀는 모바일을 통해 제공되는 자신의 전신 누드사진은 합성된 것이라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 기획사의 부도덕성을 힐난했다.

한편, 소속사는 사강의 허락 하에 전신 누드사진을 찍었다고 밝히면서 사강의 주장에 반박했다.

사강의 누드사건은 연예인의 인기생명을 담보로 한 진실게임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진실게임의 베일은 벗어지지 않은 채, 모든 게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점차 잊혀져 가고 있다.

결국, 연예인 사강은 이번 누드사진 파문을 마지막으로 연예인 활동을 잠정 중단하는 극약처방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연예인들의 누드열풍이 거세다고 하지만,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누드'라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 합성사진은 사강이라는 여자의 명예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사강의 말이 사실이라면, 합성사진은 한 연예인의 생명을 좌우할 정도로 치명적인 파괴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합성사진-명예훼손, 외줄타기

메가톤급 파워를 보여준 합성사진과 원본사진간 경계가 무너지는 가운데, 인터넷 합성사진은 '초상권 침해', '명예 훼손' 등 개인을 둘러싼 법적 갈등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사회풍자 역할을 하기도 하는 합성사진은 네티즌이 새로운 형식으로 사회현상을 고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합성사진이 안티 연예인을 소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초상권 침해와 명예 훼손의 논란을 낳을 소지가 있다.

합성사진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문제는 논의하는데 그친다는 점이다. 괜히 합성사진으로 '명예 훼손' 운운했다간 네티즌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을 비하한 합성사진을 보고 웃는다면, 그 사진을 인정하는 꼴이다. 이 합성사진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으면, 속좁은 사람이 된다. 합성사진의 단골 메뉴 연예인도 심기가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합성사진은 패러디와 비방이라는 경계선 상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위태롭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의 생명이 달려 있듯이 합성사진은 연예인의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최근 들어 논란을 빚었던 작품은 바로 영화포스터에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한 '당신도 봉남의 곰을 아시나요'다. 이 합성사진은 인터넷사이트 '풀빵닷컴'이 사이트 홍보를 위해 제작한 사진이다.

'당신도 봉남의 곰을아시나요'는 영화 '봄날의 곰을 아시나요'의 여주인공 배두나 대신, 디자이너 앙드레김을 넣은 작품. 이 합성사진은 독자에게 재미를 안겨줬지만 남다른 사회를 꼬집는 메시지를 담아내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함께 괜히 앙드레김만 '망가졌다'는 인상을 남긴다.

네티즌들이 활발하게 합성사진을 만드는 곳인 디시인사이드에서는 가수 문희준이 단골메뉴다. 'HOT'의 멤버에서 락가수로 변신한 그에 대한 다양한 합성사진들이 이 곳에 등장한다.

지난 2003년 1월 27일부터 2004년 5월 14일까지 디시인사이드 '합성-필수 갤러리'에 문희준을 소재로 한 합성사진은 438개에 달한다. 문희준을 희화화한 호칭은 바로 '무뇌충'이다. 다분히 인신공격적인 용어다. 시사 및 연예 비평에서 문희준을 소재로 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문희준을 희화화시킨데 그쳤다는 점이 심각성을 부추기고 있다.

합성사진이 겨냥해야 할 창 끝이 사회가 아니라 바로 그 사진 속 주인공의 가슴을 향해 있었다는 것.

결국, 문희준은 지난해 7월 합성사진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시킨 네티즌 75명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문희준의 기획사측은 합성사진으로 인한 명예 훼손은 당사자의 경우 심각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 합성사진을 둘러싼 법제도 개선노력 필요

지난해 8월 4일, 디시인사이드 김유식 사장은 게시판에 공지를 하나 띄웠다.

내용은 즉, 합성사진의 단골메뉴인 '광녀'를 소재로 한 합성사진을 더 이상 제작하지 말아달라는 것. 김유식 사장은 본인이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삭제를 요청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코너에 광녀를 소재로 한 합성사진을 게재하는 건수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김유식 사장은 "광녀로 알려진 여성이 사이트 내 사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네티즌들에게 사진 게재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한 게 네티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냈다"고 설명했다.

결국,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정화노력이 필요하다는 도덕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동안 네티즌들의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의 자정능력이 해결책이 된 것.

하지만, 이 외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 합성사진과 관련,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다. 당분간 합성사진은 네티즌의 문화가 주류로서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느 정도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패러디작가들의 모임인 아마추어패러디작가연대(가칭)와 네티즌 4명이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 정치풍자 사이트 라이브이즈 사장과 플래시 제작자들은 오는 19일 패러디물 유포에 따른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기도 고양시 고양지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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