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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사진 대해부-상] 패러디에 '넷심'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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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부대'에 이어 '칼퇴부대' 포스터가 인터넷에 활개치고 있다.

'칼퇴부대'는 '칼퇴근부대'의 줄임말로 야근이 잦은 직장인들의 비애를 담아낸 인터넷 포스터다. 어쩔 수 없이 야근해야 하는 네티즌들의 체념을 포스터에 담아 표현했다는 점에서 시사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병정의 모습을 담은 이 포스터에는 '우리는 무적의 칼퇴부대이다', '저녁 6시 이후에 회사에 있는 짓은 우리에겐 미친짓일 뿐이다' 등 결의에 찬 문구가 인상적이다.

이와 유사한 포스터가 한 달 전에도 등장했다. '투표부대'가 그것이다. 지난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청년층의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네티즌들이 직접 제작한 인터넷 포스터다.

이 포스터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투표에 참여하라' 메시지에 묵직한 힘을 실었다.

다소 딱딱한 표어나 10년전에도 본듯한 공익 포스터와 비교해볼 때 이 포스터는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 네티즌을 인터넷의 주체로 우뚝 세운 합성사진

놀이수단에 그쳤던 합성사진이 인터넷을 무대로 하는 네티즌들의 문화코드가 됐다.

합성사진의 제작으로 네티즌들은 방송국이나 언론사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콘텐츠를 받아 읽어보기에 급급했던 소비자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재가공하는 주체로 변신했다. 네티즌이 인터넷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된 것.

네티즌들은 더이상 이슈를 추적하지 않는다. 이제는 콘텐츠를 생산한다. 최근 블로그와 미니홈피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디지털사진 뿐만 아니라 합성사진을 담아낼 공간도 많아졌다. 또 합성사진을 선보이는 사이트들이 눈에 띌 정도로 합성사진은 인터넷의 주요 문화코드로 자리잡게 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다음(cafe.daum.net)에는 '합성'이란 주제어로 등록된 카페만도 417개에 이른다. 이중 '포샵나라'는 회원이 8천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합성사진의 붐을 일으킨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에는 합성사진만을 위한 공간이 있다. 사이트내 '갤러리'에는 '필수요소', '그림', '시사' 등 총 8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 '합성' 코너가 있다. 이곳에서 네티즌들은 다양한 합성사진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제작한 합성사진들도 게재할 수 있다.

이 곳은 바로 연예인과 정치인들이 피하고 싶은 사이트로 손꼽힌다. 신랄한 풍자를 담은 합성사진은 네티즌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보기엔 민망스러운 장면도 제법 눈에 띈다.

프리챌에서 다양한 인터넷소식을 소개하는 사이트 '이런뉴스'(www.erunnews.com)에는 산뜻한 합성사진들을 관람할 수 있다. '뽀샵자랑'이 바로 그곳. '뽀삽자랑'에서는 연예인들의 현 모습과 살쪘을 때를 가정한 모습의 사진들이 나란히 게재되면서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도깨비뉴스(www.dkbnews.com)에도 합성사진이 주요 기사로 소개된다.

◆ 총선 앞두고 정치인 소재 합성사진 '봇물'

인터넷 전문가에게 합성사진에 대해 물어보면 일단 '물부터 한잔 들이킨 다음'에 말을 꺼낸다. 그만큼 합성사진에 대해 꺼내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은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합성사진의 도입은 크게 두 가지의 대중문화를 배경으로 한다. 하나는 오프라인에서 출발한 '얼짱문화', 다른하나는 안티 연예인이란 용어로 압축됐던 '패러디문화'다.

먼저 '얼짱문화' 기원의 경우, 합성사진은 인터넷을 벗어나 90년대말 대학가 중심가로 거슬러 올라간다.

90년대 말 다정한 연인끼리 혹은 뭉쳐다니던 여자친구들끼리 함께 찍었을 법한 게 바로 스티커사진과 이미지사진이다. 손가락마디 크기에 알록달록한 가발을 쓰고 찍은 스티커사진은 '얼짱문화'라기 보다는 '키치문화'에 가깝다.

하지만 일명 '스타샷'이라고 불리우는 이미지사진은 '얼짱문화'라고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으면 사진작가는 컴퓨터에 내장된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 생김새를 보정해줬다. 본 사진에 눈동자를 키우고, 살을 뽀얗게, 그리고 턱선을 매끄럽게 수정해줘, '선남, 선녀'로 탄생하게 한다.

결국 사진을 합성해주는 프로그램이 일반인들에게도 급속히 유포되면서 일반인은 스스로 사진을 수정하는 방법을 익혔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카메라가 보급이 되면서 인터넷에 '얼짱'이 등장하게 됐다.

그러나 놀이에 그쳤던 합성사진이 인터넷의 주요 문화로 자리잡게 한 것은 '패러디문화'가 큰 역할을 맡았다.

2002년초 네티즌들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부 연예인들의 잘못을 꼬집는 사진들을 선보였다. 이른바 '안티 연예인'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도 이 무렵이다.

'디씨인사이드'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였던 '안티 연예인'의 움직임 속에서 최민신, 신구, 문희준 등 연예인이 주요 소재가 됐으며 최근에는 개죽이, 딸녀 등으로 그 대상을 다양화시켰다.

그리고 올해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네티즌들은 연예인을 소재로 한 합성사진에서 정치인을 소재로 한 합성사진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네티즌들은 합성사진에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 전달, 온라인의 이슈를 오프라인으로 확대시켰다.

◆ 합성사진, 진위여부 가리기 힘들 정도로 '감쪽같아'

합성사진은 정치, 연예,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네티즌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네티즌들의 사회참여가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네티즌들은 '안티연예인', '대통령 탄핵', '총선투표' 등 다양한 소재로 폭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합성사진'의 실력도 눈부시게 향상되고 있다.

초기의 합성사진의 경우, 서로 다른 사진들의 조화가 어색했으나, 요즘은 두 합성사진의 차이를 좀처럼 확인할 수가 없다. 합성사진이 실사를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면서 합성사진의 진위논란이 늘어나고 있다.

또 패러디작품이 늘어나면서 합성사진의 명예훼손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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