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국회 정무위원회가 오는 10일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에 대한 감사를 시작으로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본격 돌입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이후 불거진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증인 명단에 오른 터라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국정감사 시작을 하루 앞둔 9일까지도 채택할 증인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 회장 출석 시점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다른 증인들도 확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다음달 6일 종합감사 때 신 회장을 출석시키자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오는 17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때 부르자는 입장이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일단 신 회장을 제외한 다른 증인만 채택하자고 제안하며 "지배구조 문제를 잘 아는 롯데 사장이나 최고 책임자가 나오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그게 말이 되느냐. 변명이라고 하느냐"라며 "위원장이 어디 여당 위원장이냐. 위원장이 좋아하는 증인은 다 채택하고 말이야"라고 소리쳤다.
정 위원장도 "어디다 소리를 지르냐", "어디다가 대고 함부로 이야기하는거야"라고 응수했다. 강 의원이 계속 항의하자 정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한 뒤 언성을 높이며 강 의원과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결국 이날 회의는 파행했고 여야는 각자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한 신경전만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정감사가 증인 채택 문제로 파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저쪽(새누리당)에서는 사실상 신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으려 하고 있는데, 신 회장 증인 채택을 하지 않으면 총리실 국정감사도 파행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야당 의원들이 고함을 질러 파행한 데 대한 적절한 유감 표명이 있어야 상황이 속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신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안 나온다면 견딜 수 있겠나. 그룹 전체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신 회장이 나오지 않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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