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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경매의 함정 , '높은 최초가-적은 선택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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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기가 KT-SKT '올인' 전략에 경매가 치솟아

[강호성기자] 국내 최초로 주파수 경매가 실시중인 가운데 이번 경매가 특정 대역 경매가격만 지나치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낳고 있다.

최초 입찰가격이 너무 높은데다 경매에 뛰어든 KT와 SK텔레콤이 사실상 1.8기가(㎓)에 집중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7일 시작한 1.8기가 및 800메가(㎒) 대역의 동시오름 방식의 주파수 경매는 3일째 1.8기가에만 입찰참여가 몰리며 가격높이기 기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경매가 계속된 3일동안 KT와 SK텔레콤은 총 31라운드의 경매를 벌였다. 양사는 1.8㎓ 대역에서 경매가 올리기 힘싸움을 벌이면서 800메가는 수면 아래로 잠겼다.

첫날 11라운드, 둘째날 및 셋째날 각각 10라운드씩 총 31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양 사는 1.8기가 대역에 대해 최초 시작가의 1%씩 가격을 높게 부르고 있다. 그러는 사이 4천455억원이던 입찰가는 1천550억원이 올라 6천5억원으로 올랐다.

◆"시초경쟁가격 너무 높아"

낙찰가격이 너무 높을 경우 결국 그 피해가 소비자에 고스란히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경매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것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 역시 이번 경매의 시초가격이 너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경매에 참여중인 기업의 관계자는 "양사가 새 주파수에 대해 대강의 손익계산서를 뽑아 봤을 것이기 때문에 막무가내식 총알퍼붇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최초 시작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돼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번 경매의 최저가격의 경우 주파수를 할당할 때 전파법 시행령(14조)의 산정기준에 따라 예상매출액의 1.4%를 부과하고, 실제매출액의 1.6%를 주파수 이용기간 동안 매년 납부하게 하는 등의 기존 할당대가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동일용도 주파수 할당대가, 이용기간 등을 고려해 이번 최저경매가격을 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심사할당에서의 할당가격을 최초 경매가격으로 잡은 셈이어서, 지금처럼 라운드가 계속되면서 경매가격이 턱없이 높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안 주파수블록도 부족"

이번 경매가 두 기업이 참여하고 1.8과 800메가 두 대역의 일부 주파수블록에만 해당하는 가운데, 경매 참여회사들이 차선책 없는 '외통수'처럼 달려들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나 SK텔레콤 중 어느 한쪽이 800메가로 돌아서는 순간 더 이상 가격 인상없이 경매가 끝나지만, 두 회사 모두 1.8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눈을 해외로 돌려보면, 과거 특정 주파수에만 기업들이 몰릴때, 과열경쟁이 뒤따르곤 했다.

지난 200년 영국에서 동시오름 라운드방식으로 실시된 2.1기가(3G용) 주파수 경매의 경우 7주간 총 150라운드가 진행됐다. 당시 낙찰가는 이번 우리 경매 기준(대역폭, 이용기간 등)으로 바꾸면 약 2조3천억원에 달했다.

같은해 독일에서도 2.1GHz 대역(3G용) 경매에서 3주간 173라운드가 진행됐다. 이 역시 낙찰가가 우리돈 약 4.35조원에 해당했다.

경매가 과열돼 과도하게 낙찰가격이 높아지면, 기업들이 투자를 지연하고 요금인하에 적극 나서지 않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나오는 것.

경매 과열로 인해 사업자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재정난으로 3세대(3G) 투자가 지연되기도 했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덴마크에서는 과도한 낙찰가 부담을 이기지 못해 주파수를 포기한 사례도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교훈을 살려 최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4G 주파수를 경매할 때 가급적 여러 대역의 넓은 대역폭을 일괄 경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우리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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