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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KT, 함께 갈 수 있다"…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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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등 뉴미디어 활성화 위해 가교 역할할 것"

"2000년대 초 KBS 뉴미디어본부장으로 있을 때 언젠가 KBS와 KT가 머지(합병)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상파방송사는 우물 안 개구리였죠. 지상파의 존립을 위해 통신사를 만났습니다. 당시 KT 사장이 이상철씨였죠."

지난 10일 IPTV 등 뉴미디어를 활성화하기 위해 출범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의 김인규 회장(58)을 방배동 제약회관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회장은 재활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재활협회 회장은 이상철 광운대 총장(전 KT 사장, 전 정보통신부 장관). 사무실 쇼파 한켠에 있는 이상철 총장 사진이 눈에 띄었다.

그는 "이상철 총장과는 오랫동안 알고지낸 사이"라면서 KBS 재직시절 이뤄졌던 IMT-2000 사업 투자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투자, TU미디어의 시험방송 콘텐츠 제공 등의 기억을 되새겼다. 당시의 본부장 급들이 통신사 대표가 됐다면서, 통신계와의 인연을 설명했다.

김인규 회장은 KBS 공채 1기 출신으로 33년동안 KBS에 재직하면서 정치부장·보도국장·뉴미디어본부장을 거쳐 KBS 후임 사장으로 거명됐지만,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방송발전전략실장을 맡은 논란으로 사장 응모를 포기했다.

김 회장은 "방송계와 통신계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융합의 촉진제가 되고 싶다"며 "IPTV 최대현안인 지상파 방송 재전송 협상은 11월 중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부탁으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이 됐나.

"KBS 뉴미디어본부장으로 있을 때 통신계와 적잖은 인연을 맺였다. KT는 이상철 사장 시절인데, KBS 임원들이 광화문 KT 지사로 가서 지하 동축케이블도 보고, 사업전략도 듣고 그랬다. 국감외에 사장 이하 임원 전부가 외부로 함께 나간 것은 처음일 것이다. KT 임원들도 부부를 초청해 음악회를 열고 식사도 했다. 사업적으로도 IMT-2000 SK텔레콤 컨소시엄에 KBS가 1%를 투자하고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에 투자하는 등 교류가 활발했다.

당시 지금의 남중수 KT 사장은 KT IMT-2000추진단 본부장이었고, 유세준 케이블TV협회장은 위성방송 사업권 도전 때 데이콤 컨소시엄을 이끌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추석 이후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통신계에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을 맡아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방송통신위 제안도 있었다."

-뉴미디어본부장으로 있을 때는 어땠나.

"박권상 사장 재임 시절 KBS는 뉴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뉴미디어본부장이 된 뒤 웹부터 배웠다. 그런데 정연주 사장이 취임하자 뉴미디어본부를 없애 버렸다. KT와의 유대관계도 다 끊어졌다. 정 사장은 PD들의 요구로 라디오본부를 만드는 대신 뉴미디어본부를 없앴다. 당시 뉴미디어본부장은 이병순 KBS 사장이었다. 시계추를 반대로 돌린 일이다. 언젠가 KBS와 KT가 머지할 때가 올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SK텔레콤은 왜 아닌가. KT 신임 사장으로 온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SK텔레콤 IMT-2000에 투자할 때 보니 최 회장이 욕심이 좀 있더라(웃음). SK텔레콤은 영리추구가 너무 뚜렷하다. KT는 민영화됐지만 공익성 뭐 이런 걸 생각하니 (공익성을 강조하는) KBS와 비슷한 면이 있다.

2주 전인가 갑자기 (내가 KT 사장으로 간다는) 얘기가 돌더라. 아마도 남중수 사장이 얼마전 앞으로의 KT는 종합미디어 그룹이라고 했고, 그래서 방송계에서 찾다보니 내 이름이 나왔을 수 있다. KBS 사장은 하고 싶었고 도전하려 했지만 통신은 아니다. 뉴미디어를 알지만 굉장히 추상적으로 안다. IPTV만 해도 기술적으로 들어가면 모른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가겠냐?"

-당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IPTV 지상파 콘텐츠 협상인 듯 한데.

"KBS는 먼저 나서기 어렵고 MBC와 SBS가 나섰는데 MBC가 방송법 시행령과 연계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업을 할 수 있는 업체 기준을 자산규모 10조원이하에서 5조원이하로 낮춘다고 해도 KT나 SK텔레콤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니 IPTV 콘텐츠 협상과 연결은 무리라고 했다.

논란은 있지만 MBC도 상당히 의견을 접근했고, 양측의 신뢰가 쌓이고 있으니 11월 중에는 협상이 타결되고, 타결후 보름에서 20일 정도 지나면 지상파실시간 방송을 IPTV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방송과 통신업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지상파방송사는 영국의 '프리뷰'같은 무료 지상파디지털 플랫폼을 만들 지 못해 실기한 측면이 있고, 통신사는 계속 비리만 걸려들고 어렵다. 방송은 통신사들이 콘텐츠를 헐 값에 가져가려 한다고 우려하고, 통신은 콘텐츠 능력이 갑인 방송사를 두려워 한다. 옛 정보통신부와 통신, 옛 방송위원회와 방송은 잘 됐는데,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이후 모두 불편해진 측면도 있다.

그래서 편하게 방송과 통신사 사장들이 서로 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 한다. (협회는) 방송계와 통신계, 정부기관과 민간의 가교역할을 할 것이다."

-프리뷰 모델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나.

"늦은 감이 있지만, 예를들어 KBS가 따로 MMS(멀티모드서비스)를 하는 일은 채널 수 제약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상파 방송사들과 PP들이 모여 무료 디지털 공동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통해 서비스하는 일이 필요하다. 영국의 '프리뷰'나 말레이시아의 '마이뷰' 같은 '케이뷰'를 만들고 싶었다. 이렇게 되면 지상파방송사들의 디지털 송출인력도 효율화할 수 있다."

-지상파방송사에게 IPTV가 주는 혜택은 뭔가.

"뉴미디어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주문형비디오(VOD)의 강점과 양방향성 이라는 무기 덕분에 IPTV가 강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지상파방송사들은 훌륭한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아무리 미디어가 많아져도 위성방송, 케이블방송 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협상이 타결되면 지상파방송사들의 숨통을 터 줄 것이다. 경기가 어려워 지상파방송사들의 경영이 어려우니 도움이 되는 일을 찾을 것이다."

-미디어 난개발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캐나다의 미디어 학자인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은 새로운 전자매체가 인간의 생활과 사회를 바꾼다는 이른바 '기술 결정론'을 주창했다. 새로운 미디어는 메시지를 창출하고 그래서 기존 광고시장만 볼 수는 없다. 예를들어 KT 메가 TV의 핵심 콘텐츠는 중국어나 영어, 일어 같은 교육이 될 수 있고, 그러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가 방송통신위 이중대라는 비판도 있는데.

"IPTV는 그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업계에서 민감해하는데 정부가 잘 모르는 일 등을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그 때가 되면 협회의 역할이 시험대에 오르지 않겠나."

-뉴미디어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한 정부 규제는.

"유통망은 개방하고 콘텐츠에 대해서만 사후 규제를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인력이 보강돼야 할 것 같다. 당장 IPTV만 봐도 이론적으로 수백개 채널이 가능한 데 어떻게 내용을 심의할 지 걱정이다."

-앞으로의 협회 활동은.

"지난 10일 창립총회는 발기인들만 모셔 조촐하게 했다. 21일 저녁에는 방송통신위원들을 모셔 리셉션을 할 생각이다. 충정로에 사무실을 마련했는데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

협회가 IPTV만 보는 것은 아니다. 위성DMB인 티유미디어의 지상파 콘텐츠 협상도 이번 기회에 마무리지으려 하고, 단말기가 1천만대나 보급됐지만 수익성이 없는 지상파DMB도 고민한다. 와이브로가 되면 모바일IPTV가 가능해 질텐데, 그 때 DMB와의 관계도 보고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사진 김일권객원기자 ilkownk@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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