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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 법정공방…'경영권 회수' vs. '적법한 주식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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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측 "자사주 공개매수는 손해만 초래…임의적립금 자사주 취득 안돼"
고려아연 "배당가능익 한도로 자사주 취득 충분…MBK 공개매수 실패"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두고 영풍·MBK파트너스 측과 고려아연 측의 두 번째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실익이 없으며 최윤범 회장의 잇속만 챙기는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빠르면 오는 21일 가처분 인용 내지 기각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은 18일 오전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영풍, 고려아연 ]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영풍, 고려아연 ]

영풍 측 소송대리인은 이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자신들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함이며, 89만원의 공개매수 가격도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기 전 30~50만원대에만 형성돼 있었고, 경영권 분쟁이 잠깐 촉발됐던 2022년 8월에만 67만원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영풍 측은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돼 있지만, 의결권 없는 자기 주식을 취득하는 자기주식 공개매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될 근거가 없다"며 "자사주는 취득해봤자 의결권도 없어서 현재의 지분율이 그대로 유지되기에 자사주 공개매수가 그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저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회사에 실익을 주지도 않고 막대한 손해만 초래한다"고도 했다.

이어 "이번 경영권 분쟁은 1대 주주와 2대 주주의 지분 싸움"이라며 "장형진 고문 측이 항상 최씨 측 지분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그럼에도 장씨 측은 최씨 일가에게 경영권을 줬는데 그런 최씨는 자기의 우호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는 정관에 위반된 것인데 올해는 정관 변경 자체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씨 측은 이를 반대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후엔 서린상사까지 탈취했다"며 "1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회수하고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MBK파트너스를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풍 측은 MBK파트너스가 약탈적 투기 자본이라는 고려아연의 주장에 대해서도 "MBK파트너스가 약탈적 투기 자본이라면 연기금, 국부펀드를 포함한 국내의 기관들이 MBK파트너스 사모펀드에 투자할 리 없다"며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두산공작기계, 코웨이, 오렌지라이프 등 많은 기업에 성공적으로 투자했고 오히려 인수 이후 눈부신 성장을 했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가 주주들을 위한 것이 아닌 최 회장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함이라고 짚었다. 영풍 측은 "목적이 특정된 임의적립금은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용도를 변경해 자사주 취득자금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경영권 회수라는 영풍 측의 주장에 대해 경영 적임자를 판단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고려아연 측은 "공개매수 가격이 실질 가치보다 높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영풍 측도 '고려아연의 주가가 100만원을 넘을 것'이라 공언한 바 있다"며 "영풍 측도 공개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83만원으로 올렸는데 83만원은 실질 가치에 부합하고 89만원은 그렇지 않다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사회 결의를 통한 임의적립금 사용과 관련해선 "대법원 판례에서 회사는 배당가능이익금액을 한도로 자사주를 취득하면 충분하고, 차입금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자사주 취득시 임의적립금이 사용된다는 영풍 측의 주장 전제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자사주를 고가로 취득하는 것이라고 가정해도 이사회 의무 위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자사주 공개매수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의 적법한 주식 취득으로 주총 결의가 요구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고려아연 측은 최근 종료된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끝난 점도 언급했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당초 목표 수량에 미달하는 5.3%만 확보하고 끝났다.

고려아연 측 변호인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 목표수량 미충족은)자사주 공개매수의 정당성을 신뢰하고 영풍 측의 공개매수에 응모하지 않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있다는 뜻"이라며 "만약 이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된다는 점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이뤄지더라도 최씨 일가의 지배권이 강화되는 결과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며 "현재 영풍·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에 대해 고려아연 소액주주뿐만 아니라 임직원과 협력업체, 지역사회가 모두 반대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최씨 일가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 반대하는 것일까. 전혀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MBK파트너스·영풍은 지난 달에도 최 회장을 상대로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이날 영풍 측의 변호인은 "지난 가처분 소송 때는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에 대해 수량이나 금액을 정하지 않아서 위법 행위 정도를 판단하기 어려워 모든 자사주 매수를 금지해달라는 포괄적 신청이었는데 그 자체로 무리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는 공개매수가가 너무 높고 수량도 많아서 위법성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그간 실적으로 보여준 경영 성적표를 통해 검증된 경영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최종 판단해 충분히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며 현재의 경영권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까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일정이 잡혀있는만큼 가급적 오는 21일까지 결론을 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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