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넷플릭스가 유료방송사업자 딜라이브와 손을 잡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 한동안 독자노선을 걷게 될 것으로 예상했던 넷플릭스의 전략 변화도 관심이지만 케이블TV 시장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를 끌어들인 딜라이브의 선택도 관심사.
국내 기반 마련이 필요한 넷플릭스와 콘텐츠 강화 등 외에도 장기적으로 인수합병(M&A) 등을 염두하고 있는 딜라이브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딜라이브는 23일 글로벌 OTT(Over the Top) 사업자 넷플릭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딜라이브 가입자는 '넷플릭스 전용 셋톱박스'만 있으면 넷플릭스에 별도 가입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다.
넷플릭스 전용 셋톱박스는 기존에 설치된 셋톱박스와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셋톱박스 설치 비용과 사용료는 약정 방식으로 지불할 수 있지만 약정 기한은 없다. 따라서 해지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철거할 수 있다.
넷플릭스 전용 셋톱박스와 이용료 가격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넷플릭스 이용 가격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딜라이브는 이와 별도로 넷플릭스 서비스를 위한 프리미엄 UHD 셋톱박스 개발도 추진한다. 가입자들은 프리미엄 UHD 셋톱박스를 통해 증가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UHD 셋톱박스 이용료는 '넷플릭스 프리미엄(만3천원)'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 결국 통신사 제외
넷플릭스 조나단 프리드랜드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지난해 10월 국내 론칭 간담회 당시 "반드시 통신사와 '딜(deal)'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통신사들과도 상호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통신사 외에도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지난 1월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때까지도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SK그룹이나 KT, LG유플러스 등 IPTV를 보유한 통신사들과 제휴를 맺는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업계에서는 국내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제휴 협상이 원활하지 않자 우선 독자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했다.
넷플릭스는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3위 통신사인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았다. 넷플릭스 글로벌 서비스는 대부분 현지 통신사와 제휴해왔다. 스마트폰 가입자들에게 넷플릭스 가입을 유도할 수 있어 조기에 시장을 넓힐 수 있는 전략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딜라이브와 손을 잡은 것은 국내 통신사와 콘텐츠 수익배분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국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때문에 넷플릭스와 딜라이브의 수익 배분 비율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딜라이브는 구체적인 수익 배분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우리는 사용자에게 가장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며 "어디와 손을 잡는지 여부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딜라이브, 꽃단장 지속
딜라이브는 넷플릭스 외에도 미국 코미디, 드라마, 다큐멘터리, 라이브 전문 채널 A&E 네트워크와도 독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또한 딜라이브 특별관을 통해 클래식 공연이나 예술영화, 교육 콘텐츠도 공급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딜라이브가 최근 씨앤엠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이처럼 콘텐츠 무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 새로운 주인을 찾기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기존 케이블방송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혁신적인 디지털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며 "침체된 케이블방송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봐달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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