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정보기술) 서비스 산업이 수익성과 서비스 질을 높이려면, 대형 SI(시스템통합) 회사들의 관계사 매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사회조직적인 연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해 IT 서비스 시장은 작년 대비 9.2% 성장한 13조 7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대형SI 업체가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어 산업의 균형발전을 해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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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이주헌 www.kisdi.re.kr)은 최근 발간한 '한국의 IT 서비스 산업 이슈 분석'이란 리포트(KISDI 이슈리포트 8호)에서 IT서비스 산업 및 시장의 특성을 진단하고 향후 IT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리포트에서는 한국 IT서비스 시장이 그룹 관계사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captive market)과 그 외의 시장(non-captive market)으로 이원화된 독특한 구조임에 주목했다.
◆그룹 의존도가 도덕적 해이를 부른다
매출규모 1∼3위의 대형 SI업체들의 전체 시장점유율이 50%가 넘는 대기업 집중현상과, 그들 매출액 중 40∼70%를 차지하는 그룹내 매출(captive market)에 대한 높은 비중이 IT 서비스 공급사에게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유발해 경쟁력 악화의 요인이 된다는 것.
또한 그룹내 매출과는 정반대로 외부 사업(non-captive market)에서는 저가 출혈경쟁으로 낮은 수익률을 보여, 전체적인 영업이익률이 최근 2% 대에 머무는 등 IT 서비스 업계의 사업수행실적이 매우 저조하다고 밝혔다.
빅3 SI업체인 삼성SDS, LG CNS, SK C&C의 전체 영업이익률은 1~2% 내외에 그치는 반면, 그룹내에서의 영업이익률은 10~15%에 이른다는 것이다.
업계 1~3위인 삼성SDS, LG CNS, SK C&C의 2002년 매출중 그룹 계열사의 비중은 각각 60%, 44%, 70%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 내 집중현상은 업종별 매출 비중에도 영향
그룹내 집중 현상은 업종별 매출 비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SDS의 관계사가 제조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실제 공공 부문과 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LG CNS는 관계사가 제조, 통신, 유통 등으로 분산되어 있어서 오히려 공공부문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 통신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SK C&C는 SKT라는 대형 관계사의 영향을 받아 통신부문의 매출 비중이 약 48%이며,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의 매출 비중이 매우 낮다.
현대정보기술은 관계사의 매출 비중이 매우 낮아 상대적으로 공공부문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IBM 및 HP의 경우 금융부문의 매출이 가장 높고, 제조업, 통신부문 순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비슷한 산업별 매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정부 및 공공부문, 장기성 프로젝트 추진 바람직
이와 함께 보고서는 정부 및 공공부문의 프로젝트의 경우도 단기적 추진과 최저가 낙찰 관행으로 인해 IT 서비스 업체들의 수익성 및 서비스질 저하를 유도하는 부정적 측면이 있음을 지적했다.
정부 및 공공부문 등 이익을 실현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단순히 작업을 넘기는 하도급 형태의 관행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또한 하드웨어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외국 제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해 프로젝트 당 주계약자의 매출 비중도 낮다고 밝혔다.
이번 리포트를 작성한 이경원 책임연구원(정보산업연구실)은 "현재 성장단계에 있는 우리나라 IT 서비스 시장이 시장규모의 지속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구조 고도화나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이 미흡하다고 지적, 정부가 단기성 구축사업에서 벗어나 컨설팅 및 아웃소싱이 포함된 장기성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IT 서비스 제공자가 자발적으로 그룹내에서 발생하는 수요를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 방법론 및 방법론을 도출하기 위한 IT 서비스 산업에 대한 산업조직적 접근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02)570-4280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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