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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라고 못느껴"...세계적 '옥시 불매'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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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 특별법 제정, 화학물질관련법안 개정 등 요구

[이영웅기자] "옥시 제품을 사지도 팔지도 이용하지도 않는 '불매매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불매매 운동으로 확산시켜 국민을 무시하는 기업을 엄중히 심판해야 합니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옥시 불매 2차 집중행동에 참석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이같이 말하며 옥시 불매 운동 동참을 촉구했다.

최 소장은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에 다녀온 경과를 밝히며 "작년과 달리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본사 CEO가 직접 만나자고 했다"면서도 "그러나 직접 주총에 들어가고자 한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가 직접 주총에서 우리의 성명서를 직접 읽어줬지만 이와 관련 토론은 진행되지 않았다"며 "대표는 자신도 아이가 있다며 '개인적으로 미안하다, 유감이다(personally sorry)'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옥시 본사 측의 사실 왜곡을 주장했다. 최 소장은 "개인적인 말만 되풀이했는데도 본사 측 언론사 보도자료에는 대표가 피해자를 만나 사과했다고 돼 있었다"며 "피해자가 사과라고 인식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사과라고 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옥시 불매운동이 더욱 전국적으로 퍼져야만 한국인과 피해자를 무시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며 "사과할 의사가 있다면 한국에 와서 진심을 담아 국민과 피해자를 향해 사과하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옥시 불매", 시민단체 한 목소리

그동안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 옥시 물품 신규 발주 중단을 선언하고 편의점과 약국 등에서도 옥시 제품 불매 운동이 진행됐다.

그러나 옥시는 형식적인 사과로 일관할 뿐 사태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배상에 대해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또한 유통업체 일부가 여전히 옥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사고를 유발하거나 사후 대책 마련에 실패한 정부 역시 책임 숨기기가 급급하다는 게 시민사회의 평가다.

이날 열린 2차 행동에는 환경·소비자·생협·지역·종교 등 시민사회 관계자가 참여해 옥시 불매 운동을 더욱 강력히 전개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에 집중 불매운동을 5월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이날 참여한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상임대표는 자신을 물건을 파는 상인이라고 소개하면서 "옥시는 독극물을 팔아 상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을 자행한 것"이라며 "600만명의 전국 중소자영업자들에게 절대 옥시 물건을 팔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다"며 옥시 불매매 운동 참여를 독려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협동사무총장 역시 "옥시의 완전한 퇴출을 위해, 제2의 옥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피해자들과 시민들과 함께 옥시 불매를 외치고 옥시를 옹호하거나 옥시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이들과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옥시에 한줄기 양심이 있다면 한국에서 모든 영업활동을 중단하고 진상규명과 피해자 배상 조치를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한다"며 옥시 측이 직접 사태수습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환경부도 진상규명 대상, "소송이어갈 것"

이날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피해자들은 옥시 등 22개 기업과 함께 정부를 상대로 거액의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며 정부를 향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강 대표는 "환경부장관이 5년 내내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특별법을 요구하면 장관은 국회에서 일반법으로 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공동기금 조성을 요구하면 온정주의라며 흙탕물을 튀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마저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는데 어떻게 환경부 장관이 대통령과 다른 소리를 할 수 있느냐"며 "이러한 환경부 장관을 해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온정주의"라고 반박했다.

강 대표는 "정부는 5년 전에 이러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마치 보통 사건으로 취급했다"며 "동물시험에서 2011년 가습기 살균제가 피해의 원인으로 밝혀졌고 피해자와 가해기업이 눈앞에 있는데도 알아서 하라고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역시 "이번 사태는 옥시 등 제조·판매 대기업들의 잘못뿐 아니라 환경부 등 정부의 잘못과 책임 부분에 대해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가습기살균제 참사 특별법 제정, 화학물질관련법안 개정 등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소비자가 참여하는 옥시 한국 본사 건물을 둘러싸는 인간 띠 잇기와 현수막 펼쳐 들기 등 퍼포먼스가 함께 진행됐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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