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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스마트홈…가정은 글로벌 IoT 격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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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6년기획]②'비욘드 스마트폰' 첫 무대는 '가정'

[조석근기자] 미혼 직장인 A씨는 SK텔레콤 스마트홈 서비스 애용자다. A씨의 퇴근길 집과 20분 정도 거리에 도달하면 스마트폰이 '귀가 모드'를 발동한다. 자동으로 보일러가 가동되고 미세먼지 주의보에 맞춰 공기청정기가 돌아간다. 로봇청소기도 거실을 한 차례 쓸어놓는다. 게으른 성격의 A씨가 지난해 스마트홈 서비스 출시 때부터 눈도장을 찍어둔 기능이다.

주부 B씨는 한샘 가구매장에서 지능형 화장대 '매직 미러'에 눈길이 사로잡혔다. 매직 미러는 한샘이 LG유플러스와 공동 개발한 스마트홈 기기로 자동으로 사용자의 피부상태를 측정하는 거울이다. 모공과 주름, 잡티 등 피부 진단에 따라 맞춤형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솔루션이 실시간 표시된다. 8만여건의 화장품 및 미용정보가 제공되며 거울에 장착된 LTE 통신망을 통해 매주 업데이트된다. B씨의 남편은 새 봄부터 돈 쓰게 생겼다며 투덜댄다.

◆스마트홈 서비스 '봇물', 신기술 접목 지능화 단계

국내 전자·통신업계를 필두로 각종 스마트홈 서비스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홈 서비스 상용화 1년여만에 대부분의 실내 기기들이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추세다. 동작인식·음성인식,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신기술과의 접목으로 기기들이 알아서 실내환경을 조정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지능형 서비스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홈을 포함한 사물인터넷(IoT) 분야는 최근 전자·통신 등 IT업계의 사활이 걸린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성장한계에 도달한 스마트폰을 대신할 방대한 시장으로서, 이미 글로벌 IT업계의 선점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가정이 세계적인 IoT 격전의 첫 번째 무대로 떠오른 모습이다.

스마트홈이란 가정 내 기기들을 통신망으로 연결해 생활편의, 보안, 에너지 절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IoT 시장에서도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분야로 이동통신, 가전, 건설, 보안, 헬스케어, 콘텐츠 등 연관 산업도 매우 다양하다. 그만큼 시장도 광범하고 성장 속도도 빠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조원가량이다. 2018년까지 19조원으로 연평균 20%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해외에서도 같은 기간 575억달러(68조원)에서 1천억달러(11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은 가정 내로 한정해도 매우 다양한 소비 영역들과 융합하는 양상"이라며 "실제 시장 규모는 각종 기관의 전망치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스마트홈 서비스를 가장 앞장서 보급한 업체들은 통신업계다. 스마트폰은 LTE 가입자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70%를 차지해 포화상태에 근접했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대다수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보유한 만큼 스마트폰을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할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스마트홈', '기가 IoT 홈', 'IoT 앳 홈'이란 이름으로 각각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경쟁적으로 스마트홈 서비스 지원 기기들을 확대한 배경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LG전자, 위닉스, 린나이 등 업체들을 통해 가장 많은 스마트홈 서비스 지원기기들을 확보했다. 지난해부터 30여종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출시한 가운데 올해까지 100여종으로 지원기기들을 확대할 계획이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보일러, 조명, 청소기, 도어락, 공기청정기 등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할 수 있도록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KT의 경우 최근 IPTV와 헬스케어를 결합한 헬스밴드, 헬스바이크, 골프퍼팅 서비스를 출시했다. 유료방송 1위 사업자라는 점에 착안해 IPTV를 스마트홈 서비스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초소형 센서가 부착된 운동기기들을 이용하면 TV로 칼로리 소비량과 심박수 등 실시간 운동정보가 표시된다. 운동을 하는 동안 TV로 맞춤형 동영상 시청도 가능하다. KT는 올해 이같은 '헬스테인먼트(헬스+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30종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자체 스마트홈 서비스 이용자 20만 가구로 3사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해 열림감지센서, 플러그, 에너지미터, 가스락 등 자체 단말기 10여종을 출시한 데 이어 이동통신과 별도의 스마트홈 요금제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는 동작·음성인식 및 다양한 센서기술을 접목한 지능화된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한샘과 공동 개발한 매직 미러와 음성인식 IPTV 셋톱박스가 대표적인 예다. 셋톱박스 "조명 꺼" "전원 꺼" 등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 실내조명, 플러그, 가스락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기술과 접목하는 시도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집주인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스스로 냉·난방을 조절하거나 기상정보와 각종 주의보에 따라 실내 창문을 열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등 다양한 자동화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IT업체 스마트홈 플랫폼 경쟁 '불꽃'

스마트홈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향한 경쟁도 뜨겁다. 스마트홈은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절대적인 강자가 나타나기 어려운 시장이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과 기술들이 결합해야 시너지가 발생하는 시장 특성 때문이다. 대신 이들이 만든 기기와 서비스의 결합 창구인 플랫폼을 구축해 자사 중심의 스마트홈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들이 맞부딛히고 있다.

해외에선 애플이 지난해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을 공개했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홈 지원기기들을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로 다양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연동시킨다는 전략이다. 구글도 지난해 스마트홈 OS '브릴로'를 공개했다. 기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홈으로 생태계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2014년 인수한 스마트싱스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홈 플랫폼을 올해 생산되는 스마트TV 전 모델에 탑재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보유한 TV를 중심으로 200여개의 지원 기기들이 연결되는 스마트홈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의 경우 '스마트씽큐 센서'와 '스마트씽큐 허브'를 올해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스마트씽큐 센서는 스마트홈 기능이 없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 부착할 경우 스마트씽큐 허브나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편의, 보안특화, 헬스케어 등 스마트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매우 다양해 한 사업자가 모두 제공할 수 없다"며 "서로 다른 업종의 사업자들이 참여할 플랫폼 구축과 함께 업체간 협력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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