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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실력' 입증한 중국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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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중국, 모바일판 흔들었다 (상)

올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브랜드가 파워는 삼성이나 애플과 비견할 수 있을만큼 높아졌다. 샤오미는 IT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으며, 화웨이도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분주했다. 중국 업체들이 이같이 모바일 판을 흔드는 사이 삼성, LG 등 국내 업체들은 수익성이 악화돼 악전고투했다. 제조사별로 명암이 엇갈렸던 한 해 모바일 시장을 돌아본다. [편집자주]

[민혜정기자] 올 한해 중국 제조사의 스마트폰은 달라진 위상을 보였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과 애플이 만드는 판에 다른 회사들이 끼어드는 형태였다면 올해는 중국 제조사들이 화제 집중도나 판매량 성장률면에서 이 두 회사에 밀리지 않는 양상이었다.

중국 스마트폰은 저렴한 가격만 장점일 뿐 오래쓸 수 없는 성능과 어디서 본듯한 디자인을 갖췄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최근엔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폰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중국 제조사는 세계 최고의 시장 규모를 갖고 있는 홈그라운드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 순으로 상위 10군데 제조사 중 6군데가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같은 중국 제조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3분기까지 삼성전자가 2억3천900만대, 애플이 1억5천700만대, 화웨이가 7천600만대, 샤오미가 4천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중국 제조사 중 올해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인 업체는 화웨이와 샤오미다. 이들 업체는 판매량 뿐만 아니라 마케팅, 유통방식 등에서 삼성과 애플이 긴장할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1억대 클럽 가입하는 화웨이

화웨이는 올해 삼성과 애플 밖에 가입하지 못한 '연간 스마트폰 1억대 판매'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화웨이는 내수(중국) 시장 의존도가 50~60%로, 레노버나 샤오미처럼 90%에 이르는 다른 중국제조사보다 낮다. 중고가(40만원 이상)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체의 30% 가량을 차지해 세계 3위권 업체로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술 굽타 가트너 연구원은 "동남아나 인도 같은 신흥시장은 이동통신사가 유통채널로서 영향력이 낮다"며 "화웨이는 이곳에서 통신사를 끼지 않고 직접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화웨이는 삼성전자처럼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자체 설계할 수 있어 부품경쟁력을 갖췄다.

화웨이는 문어발식으로 기업을 확장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최고의 ICT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딩 넝 화웨이코리아 대표는 "화웨이는 한국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과도 다른 회사"라며 "중국 기업 중에서도 유일하게 해외시장에서 사업규모가 더 큰 회사"라고 말했다.

◆모바일 마케팅 전략 흔든 샤오미

샤오미는 올해 연간 판매량 목표인 8천만대 달성은 어려워보이지만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기업이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분기마다 5위권을 기록했다. 휴대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밴드, TV, 스쿠터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샤오미식 생태계를 확장했다. 1천만원을 호가하는 스쿠터를 30만원대에 200원대 TV를 80만원대에 판매하며 '가성비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늘 붙이고 다녔다.

샤오미는 가격경쟁력이 최대 강점이다. 이를 위해 제품 생산을 외주로 돌리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알리고 판매하는 전략을 쓴다. 생산단가와 마케팅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신흥시장은 온라인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샤오미 같은 중국 제조사들이 유리한 측면이 많다. 스마트폰 시장이 가격경쟁으로 치달으면서 휴대폰 업체들이 샤오미 전략을 따르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국총괄과 서남아총괄에 온라인영업팀을 신설하고 주력사업부별로도 온라인 전담조직을 구축했는데, 이 조직개편이 샤오미의 대응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술 굽타 연구원은 "신흥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의 중요도가 크다"며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제조사들이 온라인 유통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주식 IHS 연구원은 "앞으로도 삼성과 애플의 지배력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 스마트폰 시장이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서 성과가 '관건'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이 삼성, 애플 같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세계 최대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연간 4억대 규모로 2위 미국보다 약 3배가 크다. 중국 제조사로선 자국에서만 잘해도 세계 5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화웨이와 ZTE를 제외하고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의 내수 시장 의존도는 90%에 이른다. 대부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글로벌 기업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내년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은 삼성과 애플이 점령한 시장이지만 고가 스마트폰 수요가 높고 상징적 의미가 커서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높이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표절과 벤치마킹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샤오미가 시험대에 오른다. 샤오미는 미국에 진출하기도 전에 현지 특허전문기업 블루스파이크에 특허 소송을 당했다.

안술 굽타 가트너 연구원은 "샤오미는 생태계 확대 전략이 뛰어나고 화웨이는 기술과 유통전략에 강점이 많은 회사라서 경쟁력이 많다"며 "샤오미의 경우 특허 문제 등이 있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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