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롯데일가 경영권 분쟁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전면에 나서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롯데그룹은 이번 일 역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무분별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고 강경대응 의지를 밝혀 양측의 갈등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이날 오전 12시 서울중앙지검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스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한국 롯데캐피탈 대표 겸 일본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업무방해, 재물 은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쓰쿠다 사장이 신 전 부회장과 관련해 허위·과장 보고를 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는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지난 7월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자신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과 주식회사 롯데 등 14개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 신 총괄회장은 이들이 자신의 인감을 빼돌렸기 때문에 재물은닉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 측에 따르면 임시 이사회가 열리기 전날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일본 임원들이 신 총괄회장의 대표이사 인감을 서랍에 넣고 열쇠를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측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순차적으로 빼앗아 쓰쿠다 사장과 고바야시 대표가 차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 전 부회장 측이 고령인 신 총괄회장을 이용해 소송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의 근거 없는 고소고발에 대해 검찰 조사과정에서 이들의 무고임이 밝혀질 것"이라며 "무분별한 소송제기로 롯데그룹의 업무를 방해한 것에 대해 향후 민형사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신 총괄회장은 "바람을 쐬고 싶다"며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타워를 방문해 공사 현황과 롯데월드몰 운영 상황을 그룹 관계자들에게 보고 받았다. 이번 방문에는 신 전 부회장도 동행했으나 롯데그룹 측의 사전 허가를 받지 못해 타워에 올라가진 못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추운 날씨에 몸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을 갑자기 롯데월드타워 현장으로 데려오고 소송을 남발하는 행태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재계에서는 오는 2일 오후 4시께 진행될 공판을 앞두고 자신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이끌어가려는 의도로 보고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신청 외에도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이사직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낸 상태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도 신 회장 측근으로 분류된 쓰쿠다 사장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일본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쓰쿠다 사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자신에 대한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이 일본 롯데홀딩스 및 롯데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일본 법원에서 진행된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 첫 심리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 문제를 이유로 5분 만에 종료됐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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