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더 이상 휴대폰이 아니다

휴대폰은 스스로를 극복하며 진화하는 중이니 '폰'의 통화 기능에만 집착한다는 것은 휴대폰에 대한 무시가 될 수도 있겠다. 각종 양념이 뿌려지며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맛을 품게 된 휴대폰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휴대폰에 대한 사용자의 높은 충성도 또한 콘텐츠와 기기의 발전과 맞물려 더욱 짙어지는 중이다.
사용자는 이제 디지털 제품군에 속하면서 모바일 영역의 중추로 자리매김한 휴대폰으로 카메라 촬영은 기본에 적외선을 통한 상품구입과 스트리밍 방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충실했던 각각의 디지털 디바이스에 위협이 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얼굴과 표정으로 변신 중인 휴대폰의 '분위기 파악'은 끝간데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컨버전스의 핵으로서 휴대폰은 기대만큼의 효과를 보여주지 않는다. 각자의 임무에 충실했던 디지털 제품들도 가만히 앉아 '잘 나가는' 휴대폰을 바라만 보고 있진 않았으니 말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더욱 확장하며 화소수 전쟁을 통해 원본을 최대한 보존하려 하고 MP3 플레이어는 압축 다운로드의 새로운 방식으로 음의 왜곡을 극소화시키려 한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다양한 기능으로 중무장하는 방식 또한 휴대폰의 진화 속도에 뒤쳐지지 않는다.

흡사 치열한 경쟁구도를 띄는 것 같음에도 모바일 ( 디지털 기기들은 결코 서로를 음해하거나 저지하지 않는다. 모바일함은 디지털함의 한 갈래이며 또한 휴대폰이든 그 어떤 기기이든 무구한 기술 발전의 역사와 튼실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어 탐낼만한 능력이 있으면 그것을 빼앗아오는 것보다는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탓이다. 이 기능, 저 기능 다 끌어다 모으는 취미는 휴대폰이라고 해서, 그 무엇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이들이 발전하고 진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폴더를 열고 단추를 누르는 바로 '당신' 덕이다. 손바닥만 하다고 얕보지 않고 '그 안에 ~가 있어 ~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상상을 보탰으니 그 바람이 실현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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