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안희정(사진) 충남도지사가 최근 무상복지 논쟁을 두고 "20세기 냉전적 언어로 이뤄진 프레임"이라며 정치권의 반성을 촉구했다. 여야가 진영논리를 벗어나 정책 경쟁을 통한 생산적 순환 구조를 이뤄야 한다는 취지다.
안 지사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엑스포 폐막식 기조연설에서 "오늘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성장과 분배,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20세기식 낡은 프레임을 구사하고 있다"며 "분리할 수 없는 요소를 분리해 어느 하나만을 자신의 전매특허로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규제완화를 예로 들며 "(미국의 대공황기) 뉴딜 정책 이래로 정부들이 여러 정책수단을 활용했다"며 "규제완화가 무조건적인 선도 악도 아닌 만큼, 규제혁신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위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대 당의 의제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보는 정치 풍토를 배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지사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철회로 촉발된 무상복지 논쟁에 대해서도 여야 양측의 책임을 지적했다.
안 지사는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일자리의 양극화에 대응하거나 미래산업의 새로운 수요를 찾을 때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며 "이 부분을 중심으로 논의될 복지가 (진보·보수의) 좌우 논쟁으로 비화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이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시장의 공급과 이익만으로는 국민의 소비를 진작하는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는 만큼, 국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고민하는 것이 복지"라며 "여기에 대해 '무상'이라는 단어는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외교·통일 등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국내 정치권이) 민족주의적 자립노선이라는 틀과 사대적 대세주의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20세기 차원의 냉전적 논의를 탈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전 세계 기축통화와 평화질서를 공급하는 미국의 역할을 존중하지만,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향한 적극적 전략이 없다"며 "한국이 동맹으로서 대안을 제시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여야 외교·통일에 대한 정책적 목표를 국가의 미래 생존이 걸린 문제로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지사는 "경제성장과 외교통일 등 현실의 과제와 갈등은 모두 정치로 귀결된다"며 "국내 정치가 철저히 20세기와 결별해야 한다. 적대적 투쟁관계 혹은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싸움판을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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