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불편하고 안전하지도 않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이야 말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된 스타트업을 통한 혁신이 가장 필요한 영역입니다."
모바일 결제서비스 개발회사 이승건 비바 리퍼블리카 대표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창조경제박람회의 일환으로 열린 '핀테크 산업 국제 콘퍼런스-IT융합을 통한 금융혁신'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느낀 우리나라 금융 환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핀테크'는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 기술을 통해 금융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모바일 결제 및 송금·개인자산관리·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등 금융과 IT의 융합형 산업을 말한다.
이 대표는 "핀테크는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메가 트렌드이자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면서 "글로벌 전문가들은 오는 2018년까지 60억 달러 이상 투자가 이 분야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국내 상황은 싹조차 허용하지 않는 금융당국의 사전 규제로 인해 안될 것이라는 창업가들의 막연한 생각 속에 경쟁도 혁신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은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감독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금융시장은 불편하고 안전하지도 않은 지급결제 등의 서비스로 인해 가장 혁신이 필요한 분야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된 스타트업의 진출이 가장 필요한 영역"이라면서 "이를 통해 은행과 사용자, 사회전체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현돈 알리페이 한국지사장은 "한국을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정부의 규제나 금융법으로 인해 핀테크에 있어서는 후진국"이라고 꼬집었다.
권 지사장은 "한국의 핀테크는 정부의 규제로 인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에 한국 정부의 정책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이른 시일 내에 규제가 풀려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산업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핀테크는 단순히 좀 더 편리하게 결제하는 것을 넘어 패러다임이 달라지는 것"이라며 "이미 패러다임이 전환되기 시작했음에도 한국이 이에 발맞춰 혁신의 문을 열어두지 않는다면 나중에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 대다수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은행 전주용 경제연구원은 이로인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전주용 연구원은 "금융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 핀테크의 혁신이라는 것은 전체 금융의 소매영역, 그중에서도 결제라는 작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규제 얘기하면서 '우버'가 많이 언급되는데 핀테크 영역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그 파급력은 우버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금산분리가 기본 원칙인 우리 사회에서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규제에 섣불리 손댔다가는 규제가 미치지 못하는 회색영역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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