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현재 지방직인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8일 소방방채청 국정감사 현장에선 여야가 한목소리로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실태를 질타했다.
이날 국감의 최대 이슈는 일선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실태와 이에 대한 소방청의 미지근한 대처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은 "신형 소방복이 열에 약하고 유독가스를 배출해서 일선에선 여전히 기존 소방복을 입는다"며 "소방관 처우에 대한 소방청의 업무 처리가 너무 무성의하다"고 질타했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현재 소방관들이 자기 돈으로 심전도를 체크하고 장갑까지 사다 쓰는 상황이라 사기가 바닥"이라며 "이들 대다수가 (지자체 소속인) 지방직이라 예산 지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소방직은 현재 국가직 300명, 지방직 4만여명으로 구분된다. 문제는 일선 소방관 대부분이 지방직으로 편입된 만큼 지자체별 재정 상황에 따라 장비 상태와 인원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또한 최상급기관은 소방청이지만 지자체장의 지휘를 받는 등 지휘 체계가 나눠져 있다는 대목도 문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긴급하게 출동할 소방 헬기들이 사실상 지자체장들의 전용 헬기가 됐다"며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우 43차례 소방 헬기를 이용하면서 4차례만 재난 점검을 나갔다. 특히 4차례는 산불난 날도 이용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민기 의원은 "소방청의 국가직화 전환과 관련해서 논의를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를 구한 단 한 건의 문건도 없다"며 "일선 소방관의 현실에 비해 중앙의 고위직은 너무나 소극적"이라며 맹비판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당장의 소방직 국가직화 1조원 이상이라 비용이 많이 들고 교원들도 20년 전부터 국가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언제까지 국가직화를 진행할지 순차적인 계획을 제시하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소방청, 정부조직 개편 "독립성 필요"
해경과 함께 소방청을 해체해 신설 국가안전처의 산하기관으로 편입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서도 소방청의 입장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계기인 세월호 참사와 소방청은 무관한데도 조직이 해체되고 청장이 본부장급으로 격하되는 데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여기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말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상호 소방청장은 "현재 논의되는 정부안 안에서 얘기가 나와야 한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떼며 "과거의 치안본부나 지금의 우정국처럼 어느 정도 독립성이 보장되는 시스템이라면 받아들일 만하다"고 설명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