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8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증권사 자본규제 완화 정책이 증권업계 재편, 기업금융 활성화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9일 증시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전날 금융당국은 증권사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100%로 인하하고, 연결기준 NCR 도입하는 등 자본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97년에 도입된 NCR 규제가 17년 만에 대폭 개선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철호 애널리스트는 우선 "기업금융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두고 대형증권사 중심의 자본시장이 은행과 경합하게 될 것으로 봤다. 증권사는 거래(딜 또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만기 1년 내외의 단기 여신을, 은행은 운전 및 설비 자금을 공급하는 형태로 이원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증권업계 재편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 기반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중소형 증권사는 NCR 제고를 위해 극단적으로는 필요 없는 업무 단위 반납 등으로 전문화·특화전략이, 대형사는 IB 및 위험관리 역량 확대가 필요하다"며 "대·중·소형 증권사들이 모두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은행 금융권역간 규제 차이도 축소될 것"으로 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 자본 규제는 바젤 III (중기적으로는 SIFI) 중심의 규제 체계를 은행 외에 증권, 보험에도 적용하는 과정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글로벌 규제에 비해 높았던 증권업은 낮추고, 보험은 높이는 중이며, 수익성은 이에 반비례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단기적으로는 수익증대가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증권사들이 기관 영업에서 헤지펀드 출자,신용공여 등이 늘어날 수 있어 한국형 헤지펀드 활성화에 기여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또 IB(투자은행)업무도 대형사의 인수 여력이 크게 늘어나 IPO(기업공개), 채권 발행, M&A 및 PEF(사모펀드) 관련 인수금융 등을 전반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레이딩과 자기매매 확대에도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동양증권의 원재웅 애널리스트도 "NCR 증가폭이 가장 큰 대형 증권사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번 NCR 규제개선으로 대형사의 NCR은 1,000%를 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현행보다 약 600~700%의 NCR이 증가하는 것으로, 반면 중형사는 오히려 100% NCR이 감소하고, 소형사는 NCR이 400~500%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형 증권사는 투자확대 여력이 높아지고, 중소형 증권사는 투자확대를 할 여력이 오히려 감소한다"며 "NCR 완화로 인해 여력이 기존보다 2~3배 이상 증가됐다는 측면에서 기업대출 및 M&A 관련 대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편 9일 오전 9시 32분 현재 증권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3.01% 급등하고 있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들이 일제히 3%대 상승하고 있다. 기업금융업무에 강한 KTB투자증권도 5%대 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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