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덩치 큰 차로만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 경기침체와 고유가로 인해 최근 자동차업계에 불고 있는 고연비 트렌드에 SUV의 인기가 뜨겁다.
올해도 전체 자동차 내수시장이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다인승·다목적의 대형 SU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최근 주 5일제 정착과 여가를 제대로 즐기려는 선진국형 레저문화 확산, 그리고 계절적 요인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완성차업계 역시 SUV 차량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무쏘, 코란도, 렉스턴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SUV의 명가 쌍용자동차는 성능 및 디자인을 대폭 강화한 '렉스턴W'를 앞세워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부산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렉스턴W는 같은 해 6월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됐다.
쌍용차가 6년여만에 선보인 렉스턴 W는 지난 2009년부터 1천300억원을 투입해 완성, 2001년 '대한민국 1%'라는 기치를 내세운 1세대 렉스턴, 하이엔드(High-End, 고품격·고가격) 선구자로 지난 2006년 출시된 렉스턴Ⅱ 등 프리미엄 SUV 명성을 그대로 계승한 3세대 모델이다.
이에 따라 'W'라는 이니셜은 "'W'orld Class" 수준의 품격을 한 차원 높인 "'W'ork of Art(명작)"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는 "렉스턴 W는 대한민국 프리미엄 SUV 시장을 선도해 온 렉스턴의 품격을 한 차원 높인 뉴 프리미엄 SUV로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예정"이라며 "한 단계 진보한 성능과 개선된 상품성으로 국내 대표 프리미엄 SUV 렉스턴 브랜드의 성공신화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렉스턴W는 올 들어 벌써 2천136대가 팔려나가며 쌍용차 SUV 명가 재건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25일 쌍용차에 따르면 렉스턴W는 올 1~2월 내수 978대, 수출 1천158대 등 총 2천136대가 판매됐다. 이는 같은 기간 쌍용차의 전체 판매대수인 2만504대의 10%를 웃도는 수치다.
2001년 8월 '대한민국 1%'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우며 탄생한 렉스턴은 현재까지 총 32만여대가 팔려나간 스테디셀링카다.
처음 출시됐을 당시 렉스턴을 타는 사람은 대한민국 1%에 속한다는 말까지 세간에 회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실제로 1세대 렉스턴은 2001년 8월 출시 이후 4년 6개월 만에 21만9천여대가 팔려나갔다.
하지만 2006년 3월 성능 및 디자인을 대폭 변경해 출시한 2세대 모델인 '렉스턴Ⅱ'는 1세대 모델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히 2007~2008년 당시는 정부의 경유값 인상 정책 등 유가정책과 세제 개편 등으로 인해 대형 SUV를 중심으로 디젤차량 판매가 극히 침체됐던 시기였다. 렉스턴Ⅱ는 결과적으로 출시 이후 6년 2개월 동안 9만1천여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하지만 2세대인 렉스턴Ⅱ에 대한 예상 밖의 냉담한 시장 분위기는 3세대인 '렉스턴 W'가 선보이면서 돌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올 2월까지 내수 5천422대, 수출 4천268대 등 총 9천690대가 판매되며 SUV 명가 재건에 나선 쌍용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특히 렉스턴W의 판매가 시작된 이후 내수 판매는 급성장세로 돌아섰다. 렉스턴의 지난해 월별 내수 판매를 살펴보면 1월 178대, 2월 7대, 3월 120대, 4월 263대, 5월 214대에 불과했던 실적이 렉스턴W가 출시된 6월부터 646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어 7월에는 701대, 8월 598대, 9월 572대, 10월 529대, 11월 656대, 12월 742대의 판매대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렉스턴 브랜드는 총 32만여대가 판매된 스테디셀링카"라며 "물론 현대차의 소나타, 아반떼 등에 비하면 작은 숫자이지만, 쌍용차에 있는 렉스턴은 그 이상을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렉스턴W의 인기 상승에 힘입어 이미 공장 생산라인도 풀가동 상태에 들어섰다. 렉스턴W가 생산되는 평택공장 조립 3라인은 코란도스포츠, 카이런, 액티언 등 4종의 SUV가 혼류 생산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 조립3라인 가동률은 122%로 풀가동 중"이라며 "렉스턴W는 지금 계약을 하더라도 한 달 이상은 기다려야 출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렉스턴W는 배기가스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효율&친환경'이라는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에 맞춰 개발됐다. 렉스턴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 자산을 현대적이고 세련된 스타일 콘셉트로 재해석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계승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렉스턴W는 초강성 3중 구조 철강 프레임을 기반으로 SUV 고유의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과 안전성 확보로 전통 SUV의 강점을 유지한다.
특히 대형 SUV는 배기량이 높아 연비가 나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친환경 대응기술과 엔진제어 최적화를 적용했다.
그 결과 렉스턴W는 프레임 타입의 차량인데도 불구, 기존 렉스턴 모델 대비 20.2% 이상 향상된 13.7㎞/ℓ라는 고연비를 구현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대폭 향상시켜 235g/㎞에서 196g/㎞로 약 17% 개선했다.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엔진 성능을 구현한 것은 물론이고, 주행 효율성 및 NVH(소음·진동) 정숙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렉스턴W에 장착된 2.0ℓ e-XDi200 LET 한국형 디젤 엔진은 경사로, 곡선도로, 산악험로, 도심 교통정체로 등 국내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최상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도록 저속 토크를 강화했다.
과급 시스템의 중∙저속 응답성을 최적화한 스마트 E-VGT의 적용으로 중∙저속 운전영역에서 탁월한 출발 성능과 추월 가속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19.8㎏·m의 강력한 저속 토크를 보여준다.
렉스턴W에 얹혀진 이 엔진은 최근 SUV 트렌드에 맞게 이전 세대 보다 700cc가 작아지면서 2천cc로 축소됐으나 최대토크는 36.7kg·m으로 이전 모델보다 1.0kg·m 개선됐다.
하이엔드 모델인 만큼 크기에서는 전장 20mm, 전폭 10mm, 전고 5mm 등 렉스턴Ⅱ 보다 오히려 확대되면서 프리미엄 SUV로 웅장함을 기본적으로 갖췄다. 차체가 커지면서 축거도 이전 모델보다 35mm 확대돼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 최근 야외 활동이 많은 운전자들의 생활 패턴을 100% 반영했다.
한편 쌍용차는 아웃도어 산업의 급성장과 이에 따른 캠핑, 레저 등 여가 활동을 즐기는 인구의 급증에 발맞춰 SUV 저변 확대와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강원도 정선의 화절령과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2012 서머 오프로드 드라이빙 스쿨'에서는 쌍용차 4륜 구동 SUV 모델을 보유한 고객 총 60팀 30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 고객들은 폭우 속 안전주행법과 신속하고 안전한 주차방법 등 실제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운전 기술을 습득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 4륜구동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한 오프로드 체험을 통해 오프로드 드라이빙에서의 필수요소를 직접 경험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쌍용 어드벤처 익사이팅 RPM' 프로모션을 진행해 소비자와 동호회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어드벤처 마케팅이란 쌍용차 아웃도어 마케팅 활동에 적용되는 공식 프로모션 브랜드다. '신나는, 짜릿한'의 뜻을 지닌 excting과 분당 엔진 회전 수를 말하는 RPM을 활용한 타이틀은 가장 흥미진진하고 즐거운 순간을 의미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참여형 이벤트를 정례화해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의 기회로 삼을 뿐 아니라, SUV의 장점과 쌍용차가 축적해 온 사륜구동 기술의 우수성을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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