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데이팅을 위주로 해서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채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국내 소셜 데이팅 서비스는 한 20대 여성의 채널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지난 4월30일 서울 합정동 이음소시어스 사무실에서 만난 박희은 사장(27)은 사진보다 실물이 앳되보였다. 반면 "창업할 때 '뚜쟁이'라는 주위의 비아냥에 무조건 성공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말할만큼 강단이 있었다.
지난 2010년 11월 시작한 소셜 데이팅 서비스 '이음'은 하루 한번 짝을 소개해주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다.
까다로운 회원 가입 절차를 거친 이용자는 사용자는 하루 한 번 이성을 소개받는다. 이때 오케이(Ok)와 패스(Pass)를 결정하고 양쪽 다 오케이를 하면 연락처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이음의 수익 모델은 '오케이'를 결정할 때 필요한 이음권에서 나온다. 현재 이음의 회원수는 26만, 월매출은 1억5천만원이다. 이음은 소셜 데이팅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박 사장은 "학교 다닐 때와 다르게 직장에 들어가니까 소개팅을 시켜주겠다는 사람도, 누군가를 만날 기회도 없었다"며 "여자들은 소개팅 시켜달라는 말을 꺼내기 힘든데 자신도 그런 경험이 많다 보니 이런 서비스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박 사장은 학창시절부터 '채널'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았다.
똑같은 사람을 상대하는데도 메일, 전화, 문자와 같이 채널이 바뀌면 대화양식이나 대화내용이 달라지는 것이 신기했다고 한다.
그는 '채널'을 연구하고픈 마음에 이를 이론적으로 공부하는 커뮤니케이션학부터 미대 미디어 프로그래밍, 정신분석학까지 과나 학점에 상관 없이 다양한 강의를 들었다고 한다.
"정보문화학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게임이나 미디어 아트를 만드는데 컴퓨터 공학과 친구들이 개발하고 디자인과 친구들이 디자인하고 저는 기획을 맡았습니다. 이때 새로운 채널에 대한 호기심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 호기심 때문에 박 사장은 다른 친구들이 언론사를 목표로 공부하는 동안 게임회사, 이동통신사, 광고기획사를 지원했다고 한다. 모두 새로운 '채널'과 관련이 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글로벌사업팀에 입사했지만 6개월만에 나왔습니다. 책임을 져도 좋으니 많은 권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는 권한이 많이 생긴만큼 책임질 일도 많아졌다.'대표'앞에 '20대 여성'이라는 수식어구는 더 큰 짐으로 느껴질 수 있다.
"'여성벤처인', '20대 사장' 이런 말 때문에 주목 받는 게 있어서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점이 많습니다. 이것이 거품일 수도 있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박 사장의 다음 목표는 남녀 관계를 확장해 더 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채널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연, 지연 등 자기와 비슷한 부류하고만 어울리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음이 발전돼 한번도 만날 수 없었던 사람과 사람 ,그룹과 그룹을 연결해주는 채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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