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광풍으로 몸살을 앓았던 통신업계가 내일 LG U+를 시작으로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기묘년 새해 준비에 나선다.
과거 11월 말에서 12월 중순 쯤이면 마무리됐던 것과 달리, 올해 인사가 늦어진 것은 통신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연말 700만에 육박하지만 제대로 대응 못한 LG U+는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으며, 합병 이후 유선과 무선 분야에서 고른 성장률을 보인 KT는 내후년 초 이석채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네트워크가 아닌 '세계 최고의 서비스 플랫폼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던 SK텔레콤도 10명 내외의 임원 감축이 예상되는 등 인사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1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올 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LG U+가 이날 저녁 이사회를 열고 17일 오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는 데 이어, 다음 주 KT와 SK텔레콤의 인사가 잇따를 예정이다.
◆LG U+, SKT 인사폭 클 듯...KT는 소폭 예상
올 해 통신 업계 성적표는 KT '성장', SK텔레콤 '유지', LG U+ '하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KT는 이석채 회장의 오너십을 강화하는 선에서 소폭 인사가, LG U+와 SK텔레콤은 다소 큰 폭의 인사가 예상된다.
KT, 사장급 유임...소폭 인사 속 외부 인사 영입 활발
KT의 경우 석호익 부회장을 비롯한 개인고객부문 표현명 사장, 홈고객부문 서유열 사장, 기업고객부문 이상훈 사장 등 사장 3명은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워크와 클라우드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고객 부문의 직원을 200명 정도 늘릴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상무보 승진자가 예상보다 줄고, 보직 이동도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용택 CR전략실장 등 일부 전무급의 부사장 승진이 이뤄지겠지만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내부 임원의 승진이나 보직 이동은 최소화될 전망이나,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의 그룹콘텐츠전략담당(전무) 영입에 이어 송정희 전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이 특임소 추진실장(전무)으로, 한오섭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전무)으로 영입되는 등 외부 수혈은 활발할 전망이다.
LG U+ 유무선 사업본부 통합...지사도 통합
LG U+는 16일 저녁 6시30분 이사회를 개최한 뒤 17일 오전 인사 및 조직 개편 내용을 공식 발표한다.
이 회사는 12월 현재 이동통신 시장의 점유율이 17%대로 떨어지는 등 스마트폰 대응 실패가 큰 탓에 'PM(퍼스널모바일)사업본부'에 대한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이상철 부회장이 유임되는 가운데 'PM(퍼스널 모바일)사업본부', 'HS(홈 솔루션)사업본부', 'BS(비즈니스 솔루션) 사업본부'로 돼 있는 3본부 체제를 'PM'과 'HS'를 통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LG U+는 이미 8개의 PM 지사와 10개의 HS 지사를 통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상철 부회장은 "시장에서는 기업 고객, 홈 고객, 개인 고객으로 나뉘어 있는 것으로 간주해 왔지만, 고객은 절대 나뉘지 않는다"면서 "고객이 결국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바로 탈통신의 포인트"라고 강조해 왔다.
'PM+HS' 통합 사업본부의 수장은 이정식 HS사업본부 수장이 맡을 게 유력한 상황이다.
SK텔레콤 인사 늦어져...임원 수 감소 예상
SK텔레콤은 통신 3사 중 가장 늦게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스피드 경영'을 위해 최고 6단계(CEO-CIC사장-부문-실/본부-그룹-담당)인 임원 조직 단계를 4단계 이내(CEO-CIC사장-부문/사업단-실/본부)로 줄이면서, 팀장급 임원이 맡았던 '담당'이라는 자리 12개를 없앴다.
'담당'을 없애는 대신 MNO와 C&I 등 각 사내독립회사(CIC) 사장 직속으로 편제한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줄어든 '자리'에 임원을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10명 내외의 실질적인 임원 수 감축이 예상된다. SK텔레콤 임원의 SK브로드밴드 이동도 상당수 있을 전망이다.
SK그룹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최재원 이사회 의장의 일선 경영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사 시기를 포함해 아직 아무 것도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은성 기자 esther@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