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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시장, MVNO 도입 땐 안방 내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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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재판매 42%, 완전재판매 44% 할인율 논란

내달 23일부터 이동통신시장에서 재판매(MVNO) 제도가 도입되는 가운데 자칫하면 국내 업체들이 역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MVNO가 본격 도입될 경우 전국에 직접 통신망을 깔지 않아도 SK텔레콤의 이동전화망을 빌려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이런 가운데 MVNO 도매대가 기준(안)이 큰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재판매 업체들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어서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하면 한국케이블텔레콤(KCT) 같은 국내 기업은 망하고 테스코 같은 해외 업체에 안방 시장을 내주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조직이 추진중인 MVNO 유형별 도매대가 기준(안)에 따르면 ▲아무런 설비를 갖추지 않은 단순 재판매는 31% ▲콜센터 등 고객관리설비를 갖춘 부분재판매는 42% ▲고객관리설비와 부가설비, 교환설비를 갖춘 완전재판매는 44~45%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의 지분은 영국 유통 전문회사인 테스코사가 94%를 갖고 있다. 테스코는 유럽에서도 재판매 사업을 추진중이어서 SK텔레콤의 부분재판매 회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안)대로라면 콜센터 관리비용으로 82억 원 가량 투자하는 테스코는 MSC 교환기 등에 932억 정도 투자해야 하는 완전재판매 회사에 비해 유리한 조건으로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들어올 수 있게 된다.

반면 콜센터 뿐 아니라 독자적인 부가설비와 교환설비 등 유선설비를 갖추고 이동통신에 뛰어들려는 KCT 같은 회사는 상대적인 차별을 받을 수 있다. 이에 KCT 등은 방통위 실무(안)대로라면 재판매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내달 2일로 예정된 방송통신위원간 간담회를 계기로 현재의 도매대가(안)이 수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외국기업에 안방 시장 내주나...국내 설비투자 기업은 불리

하성호 SK텔레콤 상무는 "도매대가 할인율이 어떤 것이 적정하냐는 문제는 논란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부분재판매와 완전재판매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분재판매는 유무선 통신장비가 하나도 없어도 콜센터 등 고객관리설비만 있으면 뛰어들 수 있는데, 할인율이 42%나 돼 완전재판매(44%)에 비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아무 설비가 없는 단순재판매와 부분재판매 사이에 할인율이 11%P나 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국에서 MVNO를 하고 있는 테스코사는 국내 유통업체 삼성테스코(홈플러스)의 대주주인데, 이미 갖고 있는 콜센터를 이용해 수월하게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케이블텔레콤 장윤식 사장도 "차라리 부분MVNO를 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면서 "한국케이블텔레콤은 이동통신시장에 들어오기 위해 유선망 설비를 갖추는 데 최소 932억 정도를 투자할 생각인데, 콜센터 운영비 등에 82억 정도만 투자하면 되는 부분재판매에 비해 사업성이 오히려 못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방통위(안)에 따르면 요금 20% 할인을 가정했을 때 단순재판매가 SK텔레콤에 줘야 하는 매출대비 도매대가(망이용대가)는 86%, 부분재판매는 73%, 완전재팬매는 69~70%가 됐다.

설비를 별로 안 갖춘 부분재판매 기업과 많이 갖춘 완전재판매 기업간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완전재판매 할인율도 조정돼야...방통위 고심중

SK텔레콤과 완전재판매를 준비중인 국내기업은 부분재판매와 완전재판매 사이의 할인율에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나, 해결 방식에는 차이가 크다.

SK텔레콤 하성호 상무는 "방통위(안)에서 도매대가 기준 등을 만들 때 건물감가상각비 등을 모두 SK텔레콤이 재판매업체에 도매로 파는 게 아닌 직접 소매 판매할 경우에만 발생하는 비용(회피가능비용)으로 넣은 건 문제"라고 밝혔다.

하 상무는 "현재의 이동통신서비스와 다른 부가가치를 주는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위해 리테일마이너스로 산정방식을 정한 국회의 취지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즉 부분재판매의 할인율을 현재의 42%에서 더 떨어뜨리는 건 찬성하나, 완전재판매의 할인율(44%)을 55% 정도로 높이기 위해 산정방식을 소매요금기준(리테일마이너스)에서 원가기준(코스트플러스)으로 바꾸는 것에는 난색인 것이다.

반면 장윤식 한국케이블텔레콤 사장은 "정부안인 44%로 하면 요금을 20% 정도 낮춘다고 했을 때 100원 벌면 SK텔레콤에 69~70원을 망이용대가로 주고 나머지 30원으로 유선망 투자, 마케팅 비용, 콜센터 운영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2007년 6월 시작된 케이블방송업체들의 인터넷전화서비스는 3년여 만인 현재 99만3천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다. 이동전화 재판매의 경우 가입자가 294만 명 정도 돼야 순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보고있다.

장윤식 사장은 "4년 차에 가입자 294만명을 모아야 매출 7천710억, 영업익 2.9%가 가능한 구조인데, 정부(안)대로라면 2013년 의무사업자 일몰조항이 나오면서 재판매 사업이 사라질 수 있다"며 "방통위는 방송통신융합을 앞당기는 신유효경쟁정책과 공정경쟁의 입장에서 재판매 정책을 제고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방통위 노영규 통신정책국장은 "현재의 안은 실무적으로 검토되는 안일 뿐 정해진 바 없다"면서 "양측의 차이가 크지만 제기된 문제점들을 검토 해서 적절한 대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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