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이 심대평 대표의 탈당 선언으로 교섭단체 자격 상실 및 충청권 분열 등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할 대안이 딱히 없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일단 31일 현재 심 대표 외에 자유선진당의 전신인 국민중심당 출신 국회의원들의 추가 탈당 기류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날 열린 의원연찬회에서는 해외 일정 등 개인사정으로 인해 박선영, 이영애 의원만 불참했을 뿐 소속의원 17명(심대평 대표 제외) 가운데 15명이 모두 참석했다. 참석자들 가운데 국민중심당 출신인 김낙성 사무총장, 권선택 의원 등은 심 대표 탈당과 관련해 말을 아낀 채 "안타깝다"는 반응만 보였다.
전반적으로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이회창 총재는 연찬회에서 "위기는 곧 기회"라며 "교섭단체가 깨지더라도 다시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의기소침해 있는 의원들을 적극 독려했다.
그러나 충청권 분열은 이미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이준원 충남 공주시장과 김태룡 공주 시의회의장 등 시의원 8명은 이날 "심 대표와 뜻을 같이 하겠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딱히 이를 극복할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당초 당 지도부는 이날 의원연찬회가 끝나는 대로 심 대표를 찾아가 설득작업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는 당분간 실현되기 어렵게 됐다.
이 총재의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있는 임영호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오늘 저녁 심 대표를 만나 설득할 예정은 없다"고 했다. 당분간 감정을 추스르는 기간을 두겠다는 뜻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표현이 정확하다"고 답했다.
박현하 부대변인도 "현재 심 대표가 일절 연락을 받지 않아 만나서 설득하고 싶어도 설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어제 막 기자회견까지 해가면서 탈당을 선언한 분에게 다시 당으로 돌아와 달라고 한들 받아주겠는가"라고 당분간 심 대표 설득작업이 이뤄질 수 없음을 우회적으로 확인해줬다.
또 교섭단체 유지를 위한 대안도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의 교섭단체 영입, 무소속 의원 선진당 영입 등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현 시점에서는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익명의 한 당직자는 "당 지도부가 의원 영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이념도 다르고 정책도 다른 창조한국당과의 껄끄러운 연대를 하고 있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현 위기상태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충청권 당원들의 추가 탈당 러시는 가시화될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만일 이회창 총재가 나서 심 대표를 설득하거나 충청권 민심 회복 및 교섭단체 유지를 위한 대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심 대표 탈당에 이어 또 한 번 리더십의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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