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중심당 대표로 자유선진당 창당의 주역이었던 심대평 대표의 탈당 선언이 일으킬 향후 야권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심 대표는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회창 총재와 당을 같이 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면서 자유선진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설득이 통하지 않는 아집과 독선적 당 운영으로 당의 지지율이 2%대에 머물러 있는데도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는 구태적 사고에 함몰돼서는 더 이상 당의 미래에 희망이 없음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이회창 총재에 직격탄을 날렸다.
심 대표의 탈당으로 당장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리더십이 상처를 받게 됐다. 동시에 충청 민심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자유선진당이 지난 18대 총선에서 충청권의 맹주로 떠오르기는 했지만, 이 총재는 충청권을 대표한다기보다 대권 후보의 이미지가 강하다.
충청권에서 일정한 지분이 있는 심 대표는 탈당과 동시에 여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 심 대표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당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충청 민심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자유선진당은 31일 의원 워크숍 이후 심 대표를 찾아 탈당을 만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유선진당은 정부에 대해서는 '정치 공작'이라며 반발하면서도 심 대표에 대한 공격은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심 대표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이미 결심이 선 모습이어서 탈당을 번복할 가능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심 대표의 탈당으로 제3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도 해체돼 국회 운영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제까지 선진과 창조의 모임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극한 투쟁 사이에서 중심을 잡느라 고심하면서도 미디어법 표결 등의 상황에서 한나라당에 가까운 결정을 내려 왔다.
이회창 총재는 30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를 만나 현재 교섭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의 가입을 권유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그러나 유 의원이 그동안 이념이 다른 자유선진당과 교섭단체 구성에 반대해 왔다는 점에서 가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유 의원은 31일 문국현 대표에게 교섭단체 가입의 조건으로 ▲자유선진당이 언론악법 무효화에 나설 것 ▲현행 비정규직법을 고수할 것 ▲국회 정개특위의 자유선진당 몫 2개 위원을 창조한국당에 양보할 것 ▲4대강 살리기 예산의 전액 삭감을 위해 자유선진당이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는 사실 유 의원이 선진과 창조의 모임에 가입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유 의원도 기자와 통화에서 "정치인이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면서 "당과 진보세력에 큰 이득이 있다면 모를까 교섭단체 가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 측 역시 "지금 이 상황에서는 창조한국당이나 자유선진당을 위해 차라리 결별하는 편이 낫다"고 해 유 의원이 교섭단체에 가입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결국 제3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은 심대평 대표의 탈당과 함께 해체되고, 이후 국회 운영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대 교섭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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