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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명(明)'과 '암(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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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출시추진...웹 상태계 기여 '논란'

KT가 애플과 아이폰의 국내판매를 추진하면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휴대폰에 와이파이(무선랜)가 장착돼 데이터 통화료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앱스토어나 전자지도에 내 위치 표시기능(Maps+Compass)같은 혁신적인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네티즌들은 물론,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아이폰 출시를 통해 경쟁이 활성화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돼야 한다"면서 출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아이폰 출시에는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법과의 배치문제, 애플의 지나친 고자세, 웹 생태계 기여 논란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미래지향적이며, 균형있는 정책추진이 요구된다.

◆와이파이 탑재로 무선인터넷 비용 줄여

중국과 달리, 한국에서 출시되는 아이폰은 와이파이가 탑재될 전망이다. KT가 200 만대 정도의 물량을 보장하면서, 초기 확산을 위해 3G와 함께 와이파이 기능을 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는 "아이폰 출시의 핵심은 이동통신 단말기에 와이파이 모듈이 들어가 무선 인터넷을 저렴하게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면서 "삼성·LG전자가 만든 휴대폰은 해외와 달리 국내용은 와이파이가 제거된 채 출시됐다"고 말했다.

◆위치정보사업자되거나 위치기능 펌웨어 제한해야...애플 고자세

아이폰에 있는 '전자지도 내 위치 표시기능(Maps+Compass)'은 위성항법장치(GPS)나 국내 이통사(KT) 기지국 정보, 와이파이 접속 정보 등을 수집해 아이폰을 가진 사람의 단말기에 쏴주게 된다. 이 때 위치정보는 애플이 직접 수집하는 게 아니라, 스카이훅와이어리스(Skyhook Wireless)라는 회사가 수집한다. 이 때 수집하고 아이폰에 보내지는 위치정보는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국내 법인 위치정보법상 위치정보사업자로 허가받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가 있다. 유명 블로거인 윤석찬씨는 자신의 블로그(http://channy.creation.net/blog/736)에서 "애플은 폰 제조사여서 가입자 개인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며, 개인 식별의 조합이 불가능하다"며 "개인 위치정보가 아닌 위치정보의 수집만으로 위치정보법의 적용을 받아 사업자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치정보 수집만으로 사업자 허가를 받으라는 게 창의성을 가로막는 '악법'이라고 해도, 현행 법에 따르면 개인 위치정보가 아닌 위치정보 수집만으로도 사업자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회 관계자는 "방통위에 문의한 결과 국내 기업들 몇 곳이 위치정보 수집만으로 사업자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법이 새로운 서비스를 가로막는다면 법을 고쳐야 하지만, 애플만을 위해 편법적으로 법을 해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 한 CEO는 "애플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위치정보법을 준수하기 위해 위치정보사업자로 허가받아 위치정보 보관이나 필요시 정부 제출 등의 의무를 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아이폰 출시를 열망하는 국내 고객들을 위해 애플이 기지국 정보나 와이파이 정보를 받는 펌웨어를 비활성화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의 '전자지도 내 위치 표시기능'은 GPS만 이용하게 돼 건물 등에서 일부 제약이 있겠지만, 아이폰의 국내 출시는 앞당겨질 수 있다. 이 때 애플은 국내 사용자만을 위한 별도 작업을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답이 없다.

◆웹 생태계 기여 논란...이통사·제조업체 폐쇄성 책임론도

인터넷 업계는 아이폰이 국내에서 30~50만대 밖에 팔리지 않더라도 폐쇄된 무선 인터넷 산업의 생태계를 뒤바꿀 혁명군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애플 역시 폐쇄적인 부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 출시로 인해 누구든지 창의성만 있으면 자유롭게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올리고 이를 오픈마켓에서 거래하는 모델이 정착될 수 있다"고 평했다. KT나 SK텔레콤이 만들어서 주는 폐쇄성에 기대지 않아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연 매출 1조원짜리 모바일 소프트웨어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 쪽에서는 애플역시 거대한 독점사업자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애플은 운영체제(OS)나 아이폰 관련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정보 및 접근을 제휴사인 KT에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결국 폐쇄의 주체가 국내 이통사에서 애플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강홍렬 연구위원은 "심비안이나 윈도즈모바일 등 시스템소프트웨어가 플랫폼화되면서 차세대 모바일의 부가가치 창출을 주도하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나라처럼 운영체제나 시스템소프트웨어의 기반기술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차라리 웹표준화로 파고들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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