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 D램 기업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버티고 있는 한국이 해외 경쟁국들을 따돌리며 50나노미터급 공정에서 D램을 양산하는 시대를 열었다.
20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4월부터 56나노 공정으로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도 지난 18일 간담회에서 오는 5월 54나노 공정으로 D램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나노미터급 제조공정의 한 세대가 진화하는 일은 생산성과 원가절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60나노급에서 50나노급으로 회로 선폭에 줄면 1개의 웨이퍼당 생산할 수 있는 D램이 50% 이상 늘어나게 된다. 이로써 제조원가를 30%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50나노급 D램 양산으로 한국은 ▲경쟁국 간 격차 확대 ▲1기가비트(Gb) D램 생산우위 확보 ▲DDR3 D램 시장 선점 등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D램 업계에서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엘피다메모리, 독일 키몬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대만의 후발기업들은 아직 60나노급 공정조차 도입하지 못하거나, 정상적인 가동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과 해외 경쟁사 간 기술 및 시장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512메가비트(Mb)를 제치고 범용 D램 시장의 주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2배 용량의 1Gb 양산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해외 경쟁업체들은 1년여에 걸친 가격 폭락으로 원가 이하 수준까지 떨어진 512Mb D램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올해 초부터 1Gb D램 양산을 늘려 현재 생산량 가운데 절반 이상을 1Gb 제품으로 채우고 있다. 이번 50나노급 공정 도입은 1Gb D램 양산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속도가 빠르고 소비전력은 낮은 DDR3 D램의 양산에 있어서도 도움을 얻을 전망이다. DDR3 D램은 1.5볼트(V)에서 구동됨에 따라 1.8V에서 구동되는 DDR2 D램보다 소비전력이 20~30% 낮다. 핀당 동작속도는 초당 800메가비트(Mbps)~1.6기가비트(Gbps)로 400~800Mbps의 DDR2 D램보다 두 배 정도 빠르다
DDR3 D램은 고성능 PC에 우선 도입되고 있다. 업계는 PC 중앙처리장치(CPU) 제조업체 인텔의 인증과 함께 데스크톱 및 노트북용 DDR3 D램 양산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전체 D램 가운데 DDR3 D램의 비중은 2008년 19%에서 오는 2009년 4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56나노 공정 도입에서 셀 면적을 세계 최소형으로 줄이는
6F스퀘어를 적용하는 한편, 독자적인 3차원 셀 트랜지스터 기술(RCAT)도 활용했다. 6F스퀘어는 기존 8F스퀘어보다 반도체 셀 면적을 더 미세하게 줄인 것이며, RCAT는 집적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
삼성전자 측은 "지난 2007년 3월 세계 최초로 60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한 것을 비롯해 100나노~50나노까지 연속으로 최첨단 나노 D램 기술을 주도하는 성과를 이뤘다"고 전했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54나노 공정 D램의 안정적인 양산과 함께 연내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를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D램 기술격차 해소에 매진해온 하이닉스는 이번에 50나노급 D램 공정에서 삼성전자와 양산시기 차이를 한 달 가량으로 줄이는데 성공한 상태.
그런가 하면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메모리 부문에서 최근 48나노 공정 16Gb 멀티 레벨 셀(MLC) 제품 양산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와 도시바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공정시대를 열기도 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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