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D램 증산경쟁 '브레이크' 걸렸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해외 후발주자 도태 잇달아…삼성·하이닉스 차별화 가속

지난 2006년 말부터 가속화됐던 D램 생산량 확대 경쟁에서 백기를 드는 업체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해외 후발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늦추거나 생산량 자체를 줄이기 시작한 것. 지난 2007년 D램 가격이 80% 이상 폭락한데 이어, 올해 2분기까지 시황 악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나친 공급초과 현상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1, 2위 D램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업계 평균 이상 생산량 증가율을 유지하며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프로모스 D램공장 생산중단…키몬다 등 신설팹 가동연기

메모리반도체 업계 내에서 우후죽순처럼 퍼지던 D램 '감산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즈는 16일 현지 D램 업체 프로모스테크놀로지스가 설 연휴를 전후로 열흘 정도 300㎜ 웨이퍼 4공장의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의 안정적인 중단과 정상적인 재가동을 위해 3~4일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로모스의 가동 중단은 더 길어질 수 있는 상황.

통상 설 연휴 동안 최소 인력을 유지하며 3~4일 정도 휴식기를 갖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프로모스는 아예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회사 측은 "장비 점검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엘피다와 함께 D램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독일 키몬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8년 가동을 목표로 지난 2006년 말부터 건설해온 싱가포르 300㎜ 웨이퍼 공장 가동을 D램 시황이 개선될 때까지 연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대만 파워칩세미컨덕터도 신설 공장의 장비반입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타임즈는 "키몬다와 프로모스, 파워칩 등의 생산 감축 및 신규설비 가동 지연 움직임은 D램 가격의 급락과 함께 업체들이 연이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시황악화-자금부족-기술력 한계 '3중고' 결과

국내 업계와 시장전문가들은 해외 후발업체들의 D램 감산 및 설비투자 지연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D램 시황이 악화되면서 해외 경쟁사들 사이에서 대규모 적자와 자금 부족, 기술력 한계 등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15일 실적발표 후 경영설명회(IR)에서 후발업체들의 여러 한계점을 지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강영호 상무는 "70나노미터 미만의 미세공정을 확보하지 못한 해외 기업들은 생산비용 절감의 한계로 시황이 반전될 때까지 생산량을 조절해나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영주 연구원도 "후발업체의 제조원가, 현금보유 상태, 원가절감 능력을 감안할 때 현재 가격 수준은 해외기업들의 증산 능력을 현저히 둔화시키고 있다"며 "심지어 감산까지 고려해야 하는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D램 회로형성 기술인 스택공법과 달리 트렌치공법을 활용하는 키몬다, 난야 등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및 시장 전문가들은 트렌치공법이 60나노 이하 미세공정을 도입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한계를 지닌 기술이라 설명하며, 국내와 해외 후발주자 간 기술력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하이닉스 "감산없다"…동반위기 속 '강공'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현재의 위기를 해외 경쟁사와 격차를 벌이는 계기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부문에 2007년과 비슷한 7조원 가량을 투입키로 했다. 이를 통해 D램 생산 증가율은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4조8천억원 가량을 투자했던 하이닉스는 2008년 투자금액을 다소 줄일 계획이나, D램 생산 증가율은 업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07년 한 해 D램 증산 경쟁을 주도했던 두 업체 역시 현재 어려움이 적잖이 가중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메모리와 시스템LSI의 선전으로 2007년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본사 기준 4천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D램 부문은 적자와 흑자를 오락가락한 것으로 파악되며, 올해 1분기 전체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면키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증권가에선 하이닉스 역시 2007년 4분기부터 2008년 2분기까지 적자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07년 하반기 한 때 소폭 반등했다가 다시 내리막길을 걸어온 D램 가격은 최근 약간의 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고정거래가격 하락이 멈추는 한편 현물가격은 미미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이는 지나친 가격하락에 따른 기술적인 오름세일뿐, D램 수요를 감안하면 빨라도 올해 2분기 초까지 D램 가격의 약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D램 업계는 좀처럼 오를 줄 모르는 가격과 후발업체들의 감산 움직임 속에서 산업의 흐름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D램 증산경쟁 '브레이크' 걸렸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