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먼저 복제방지 기술을 풀어라."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기술을 제거해달라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공개 서한에 대해 음반업체들이 곧바로 반격을 가했다. 애플부터 먼저 문을 열라고 촉구한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치 베인웰(Mitch Bainwol)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 시간) 애플이 복제방지 기술을 열 경우엔 아이튠스에서 구매한 음악을 아이팟 이외의 다른 기기에서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인월 회장은 "애플처럼 똑똑한 기술 회사들이 음악 커뮤니티와 함께 이 같은 토대를 닦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잡스는 자사 사이트에 올린 공개서한을 통해 음반회사들이 DRM 기술을 포기할 경우 애플 특유의 폐쇄정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잡스는 DRM을 열어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온라인 음악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팽팽한 공방
상당수 전문가들은 음반업체들이 스티브 잡스의 제안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테드 쉐들러 애널리스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DRM은 소비자들에게 '당신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나 다름 없다"라고 말했다.
인사이드 디지털 미디어의 필 라이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복제방지 장치를 제거할 경우엔 음반회사들의 음악을 좀 더 노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는 "디지털음악은 이제 주류로 자리잡았다. 음반회사들의 DRM은 애플을 비롯한 디지털 음악회사들이 음악 시장을 최대한으로 키우는 데 방해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도이치뱅크의 덕 미첼슨 애널리스트는 "DRM을 제거하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한 조치다"라고 주장했다.
주피터 리서치의 데이비드 카드 애널리스는 "DRM이 없으면 음악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음반회사들은 DRM을 제거할 경우엔 모든 사람들이 음악을 공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는 증거도 있다"고 주장했다.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스티브 잡스가 이번엔 DRM 문제를 제기하면서 음반시장의 기본 패러다임에 의문 부호를 제기한 셈이다. 앞으로 이 문제는 디지털 음악 시장의 기본 공식에 대한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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