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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융합, KBS 예산·인사 문제로 논점 확대…공공기관운영법에서 공방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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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융합시대에 걸맞는 공익성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오히려 정부가 예산감독·인사관여 등 사실상 공영방송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KBS와 EBS도 다른 공사들처럼 기획예산처의 예산감독을 받고, 기획예산처 소속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KBS와 EBS의 이사회 구성에 관여토록 했다.

정부는 공영방송 역시 경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예산의 낭비와 부적절한 지출에 대한 감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사후승인 구조가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문광위)과 언론노조 등은 "공공기관운영법은 관료들의 치밀한 방송장악 음모"라고 비판한다.

그동안 공영방송인 KBS와 EBS는 예산 및 인사에 자율성을 부여받았다.

감사원과 무소속 독립기구인 방송위원회,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예산을 감독받지만 사실상 사후승인에 가까웠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방송위원회가 KBS 이사추천권을 행사해왔다.

천 의원과 언론노조 등은 정부의 공공기관운영법은 방송의 독립성을 흔드는 문제라고 규정한 것은 기존 자율성 대신 정부 구속력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천영세 의원은 7일 '공공기관운영법'에서 KBS와 EBS를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운영법 일부 개정안'을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입법 청원을 받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 역시 이날 청와대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지난 1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은 KBS와 EBS를 떼내 통합기구(방송통신위원회)와 별도로 관리·진흥·감독하는 '공영방송위원회' 설치 방안을 기구개편의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공기관운영법'에 대한 논란은 방송통신융합기구 개편과정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위성방송이나 위성DMB 사례에서 나타나듯 KBS와 EBS 등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재송신 문제가 뉴미디어의 생존여부를 결정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공영방송의 위상 재정립은 시급할 문제일 뿐만 아니라 뉴미디어 시장의 질서 재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공기관운영법 논란, 왜 나왔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은 지난해 12월 22일 국회에서 통과된 뒤 최근 시행령이 입법예고됐다.

법안의 골자는 각부처별로 관리됐던 공공기관(공사)의 예산을 기획예산처가 직접 관리감독하도록 한 것. 한국도로공사나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성격에 따라 다른 부처에서 관리받다보니 예산이 불투명해지고 처우도 기관에 따라 차별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논란은 이 법안에 방송법에 의한 한국방송공사(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의한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포함되면서 수면위로 드러났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기존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과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에서 공영방송을 적용 예외 대상으로 뒀던 것은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은 합의를 파기하고 KBS와 EBS를 정부 관료의 통제에 두려는 것은 방송장악이라는 의혹의 불씨만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에 따르면 이 법이 시행되면, 기획예산처 소속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방송위원회를 대신해 KBS와 EBS의 이사회를 구성하고, 임원을 임명하게 돼 있다.

천영세 의원은 "이런 내용이 방송사를 주관하는 상임위인 문광위 의견청취없이 졸속으로 통과된 것은 문제"라며 "2월 임시회에서 이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이날 국회기자실에서 '공공기관운영법 개정 청원'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고, "기획예산처의 공공기관운영법 시행령이 4월부터 효력을 발생하면 KBS의 독립성을 정부관료가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고 비판했다.

◆공영방송위안과 PAR 도입 논란

천영세 의원과 언론개혁시민연대 주장의 핵심은 언론기능을 수행하는 공영방송을 일반 공기업처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산과 조직의 효율성을 근거로 '용병'에게 국가 방위의 임무를 맡길 수 없듯이 (공영)방송에는 방송에 적합한 예산감시기구가 필요하다는 것.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공공기관운영법처럼 기획예산처가 직접 예산이나 인사에 개입하지는 않으면서도 방통융합 시대변화에 맞는 새로운 공영방송 정책기구를 설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는 것.

방송계 전문가는 "공영방송이 정부의 손아귀에 직접 들어가는 것을 반대하지만, 감사원과 방송위, 국회 등의 사후승인 방식 역시 방만한 조직경영 감시에 한계가 적지 않다"며 "KBS 이사회를 경영위원회로 승격하거나, 소수자나 문화적인 다양성을 추구하는 공익프로그램에 대해 정부 지원을 유도하는 공영방송위원회를 만드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KBS가 KBSi를 통해 인터넷유통사업에 나서면서 모회사인 KBS의 공익 콘텐츠로 돈을 벌지만 다른 미디어에는 콘텐츠를 재전송해주지 않는 등 KBS가 진정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며 "구시대적 공익성을 주장하기 보다는 프로그램접근권(PAR) 등 방송통신융합시대에 걸맞는 공익성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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