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이 서울 지하철 건설에 참여한 공무원 8명의 구술을 담은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18권 '지하철 우리 자본과 기술로'를 발간했다. 이번 자료집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서울 지하철 건설 역사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1호선 착공부터 2기 지하철 건설까지, 반세기에 이르는 서울 지하철 발전 과정을 당시 현장에서 일했던 공무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들려준다. 구술에 참여한 전직 공무원 8명은 지하철 건설 계획 수립부터 설계, 감리, 현장 감독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들 증언을 통해 당시 직면했던 기술적 도전, 재원 조달과정, 안전 문제 등 지하철 건설 과정의 다양한 측면을 엿볼수 있다. 우명규 전 서울시장, 김병린 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이수복 전 서울시 지하철공사 개발이사, 박계병 전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설계감리실장, 백영현 전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설계감리실장, 김대성 전 서울시 정보통신담당관, 배민호 전 서울시 도시기반본부 설비차장, 김효수 전 서울시 주택본부장이 구술에 참여했다.
이번 자료집은 특히 한국 지하철 기술 발전 과정 전반을 잘 보여준다. 초기에는 외국 기술에 의존했지만, 점차 국산화를 이루어 현재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게 된 과정이 상세히 기록됐다.
첫 번째 이야기는 서울시 지하철본부장과 서울시 부시장 등을 지낸 우명규 전 서울시장 회상이다. 2호선 건설 시작 당시 구호는 '우리 자본, 우리 기술, 우리 지하철'이었다. 공사비 조달을 위해 중앙정부의 저금리 재정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김병린 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일본에서 참고할만한 기술 서적과 잡지들을 들여왔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토목 기술로도 지하철 건설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당시에는 자재와 장비가 부족해 재사용이 빈번했고, 안전시설도 미비했다고 회상했다.
이수복 전 서울시 지하철공사 개발이사는 지하철공사 지하철 공사를 '흙과 물을 다스리는 싸움'으로 정의한다. 1호선 건설 당시 동아일보사 구간 공사 시 진동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일화를 이야기한다.
네 번째 이야기 주인공은 박계병 전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설계감리실장이다. 그는 공사 당시 어려웠던 점으로 강남과 강북 토질 차이를 꼽았다. 박 전 실장은 이대역 구간이 고개 마루터기로 인해 특히 어려웠던 구간이라고 회상했다.
백영현 전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설계감리실장은 종합운동장역 확장과 강남역 지하상가 건설에 관한 일화를 소개한다. 그리고 당시 정책결정자들 의도가 지하철 건설에 반영된 사례들도 전했다.
김대성 전 서울시 정보통신담당관은 지하철 통신이 초기에는 일본 기술과 장비에 의존했으나 2호선 건설부터 본격적으로 국산화를 추진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현대 한국의 지하철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강조한다.
배민호 전 서울시 도시기반본부 설비차장은 2기 지하철 건설 당시 일본 차관 제공에 담긴 의도를 간파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국내 업체들의 경쟁 유도와 미국, 유럽 업체와 협력을 통해 기술 국산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마지막은 김효수 전 서울시 주택본부장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2기 지하철 건설 당시 정거장 골격을 키워 규모를 확대하고,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던 일화를 회상한다. 김 전 본부장은 설계·건축 기술 발전, IT 기술 성장으로 인한 자동화와 무인화가 이를 가능케 했다고 분석한다.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18권 '지하철 우리 자본과 기술로'는 서울 주요 공공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서울시청 지하 1층 시민청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에서는 전자책으로도 제공된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번 '지하철 우리 자본과 기술로'를 통해 시민들이 서울 지하철 역사와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의 구술자료집을 발간해 서울 역사를 더욱 풍성하게 기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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